국제 국제일반

[시승기] 기아자동차 '레이'

탁 트인 시야… 승차감·제동력 '굿'<br>경차이면서도 내부·수납공간 넉넉<br>매끄럽지 못한 변속·쏠림은 흠


국산 경차는 '작은 차'의 한계가 분명했다. 기아자동차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경제성과 운전 편의성, 거기에 공간 활용성까지 더한 차량의 새로운 컨셉을 지닌 차량이 필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량이 지난주 출시된 '레이'다. 지난달 29일 제주도 일원에서 레이의 시승회가 열렸다. 해비치 호텔에서 제주도의 해안도로 등 65㎞ 구간을 달리는 코스. 차량에 오르기 전 살펴본 외관은 닛산의 큐브나 기아의 쏘울 등 여타의 박스카처럼 전고(1,700㎜)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경차 기준(전장 3,600㎜, 전폭 1,600㎜)에 딱 맞춘 레이는 경차임에도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사이의 거리)를 2,520㎜까지 늘린 점이 특징이다. 그만큼 차량 내부는 넓어졌다. 가장 큰 특징은 운전석 반대편. 동승석 문은 90도(운전석쪽은 75도)로 열리고, 조수석 뒷문은 슬라이딩 도어로 설계됐다. 사이에 있어야 할 기둥(B필러)은 제거해 커다란 짐도 싣고 내리기에 용이하다. 수납공간도 다양하다. 앞좌석 머리 위쪽,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콘솔박스에 서랍장, 동승석 시트 하단에 슬라이딩 공간, 뒷좌석 바닥 밑, 트렁크 아래 등에 여러 형태의 수납이 가능하다. 시트 배열도 자유롭다. 동승석은 260㎜, 뒷좌석은 200㎜를 앞뒤로 움직이고, 1열과 2열은 90도로 접고 펴는 게 가능하다. 뒷좌석은 6대 4로 분할이 가능해 다양한 시트 배치로 골프백, 스키 플레이트 등의 커다란 짐도 넉넉하게 실을 수 있다. 직접 시동을 걸고 달려봤다. 시트가 높아 시야 확보가 좋다. 기어박스가 운전석 옆이 아닌 스티어링 휠 옆에 위치한 것이 이채롭다. 가속 페달을 밟을수록 엔진음이 커지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레이에 장착된 1.0 카파엔진은 최고출력이 78마력으로, 4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돼 있다. 변속이 이뤄질 때는 부드럽지 못했다. 모닝보다는 무게가 더 나가 순간 가속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급가속시에는 RPM(분당 엔진 회전수)이 쉽게 5,000을 넘을 정도여서 연료 소모가 클 것 같다. 배기음도 크게 올라간다. 시속 110㎞를 넘어가면 가속하는데 힘이 부친다. 경차임을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박스카의 특성상 속도가 올라가면 풍절음이 커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차체가 높아 코너링에 안정감을 시험해봤다. 차세대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인 VSM을 장착하고 속도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을 장착했다고 하지만 급회전 시에는 다른 차량보다 쏠림이 심했다. 제동능력은 매우 뛰어났고,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도 갖추고 있다. 뒷좌석에 앉아 승차감을 느껴봤다. 앞뒤 간격은 중형차 이상이 될 정도로 넓다. 슬라이딩 시트를 이용할 경우 간격은 더욱 늘어나 장거리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레이에는 음성인식 블루투스 핸즈프리와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 전동식 허리 지지대(운전석),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7인치 내비게이션, 1~2열 온열 시트 등 기존 경차에선 찾아보기 힘든 편의장치도 많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1,240만~1,495만원, LPG를 기본으로 가솔린 연료를 추가로 사용하는 바이퓨얼 모델이 1,370만~1,625만원이다. 기능과 안전 및 편의사양 등을 감안하면 모닝에 비해 약 140만원 정도 인상된 것이라 가격 저항은 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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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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