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려한 몸짓 뒤 씁쓸한 그림자

전문무용수 65%가 비정규직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실태조사

69%가 "경제적 보상 부적절"

생계 부담 가장 큰 스트레스


발레단·무용단 등에서 활동하는 국내 전문무용수(대중예술을 제외한 순수기초예술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이사장 박인자)는 18일 오후 서울 정동의 한 한식당에서 열린 2014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무용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전문무용수 1,476명, 60여개 무용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무용수 중 정규직은 15.1%에 그쳤고 기간제·계약직이 40.5%, 프리랜서가 24.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무용수로서 느끼는 심리적 스트레스 원인은 직업적 장래, 공연 후 공허감, 무대 위 심리적 압박, 상해 후유증, 단원들과의 의견 대립 등 다양했지만, 주로 비정규직 스트레스의 상당수는 '생계적 부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계약직'인 경우 생계적 부담이 32.1%, '프리랜서' 역시 생계적 부담이 43.6%로 다른 항목보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반면 '정규직'은 '무대 위 심리적 압박'(29.8%)을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았고, '생계적 부담'이 25.9%로 그 뒤를 이었다. 최근 3년간 무용 공연활동을 통해 받은 경제적 보상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물음에도 절반이 넘는 69.3%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답변했다. 순수예술, 특히 전문무용수의 불완전한 고용 환경과 그늘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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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전문무용수들의 생계유지와 은퇴 후 직업전환 등을 돕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재단법인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설립됐지만, 출범 후 6년 동안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무용수와 무용단을 연결해 주는 일종의 무용계 취업·채용박람회 격인 공개 오디션 '댄서스 잡 마켓', 공연 중 발생한 상해에 대한 재활 지원 등을 벌여왔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무엇보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내놓는 각종 정책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돼야 할 전문무용수와 무용단체 조차 이 센터의 역할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조사결과, '어떠한 사업을 하는지 알고 있다'는 답변은 19.6%에 그쳤다. 지원센터 지원프로그램 이용 여부 조사 항목에서도 '이용한 적 없다'는 답변이 92.3%를 차지했다.

장승헌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상임이사는 "그간 성과가 미미했지만, 이제 조금씩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며 " '문화융성'이라는 국정기조 아래 예술인 복지·창작 환경 조성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관련 예산도 지난해 4억에서 올해 10억으로 늘어난 만큼 무용인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무용수 '상해 재활 부문'에 3억원의 예산을 들여 가장 역점을 둘 예정이다. 장 상임이사는 "무용수는 고위험대상자라 민간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다"며 "지난해도 부상으로 재활 혜택을 신청한 대기자가 상당했지만 예산부족으로 모두 지원하지는 못했는데, 올해는 수술비 지원 규모를 종전 최대 300만원에서 최대 1천만원으로 올리고 보다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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