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트렌드] 저금리시대 변액보험… 기대수익률 확 낮추고 상품구조 꼼꼼히 따져라

시황따라 투자펀드 바꾸고 수익률 주기적으로 확인을<br>주식 외 ELS·채권 투자 등 차별화된 변액연금도 봇물





40대 중반 직장인 김씨는 가입 5년 만에 우연히 변액보험 수익률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수익률이 고작 4%대에 불과해 자신의 기대에 훨씬 못 미쳤기 때문이다. 설계사에게 따졌더니, 설계사는 되려 "고객께서 과거에 선택했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낮아 다른 펀드로 갈아타라고 분기마다 전화를 드렸는데, 매번 외면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시면 어떻게 하느냐"는 면박만 줬다. 그러고 보니 김씨는 가입 당시 선택했던 투자 펀드를 5년간 단 한번도 바꾸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한 마디로 변액보험 르네상스 시대다. 과거 2000년대 초ㆍ중반 증시 활황과 함께 외국계 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팔았던 변액보험이 저금리를 맞아 다시 만개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변액보험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구색 맞추기가 아닌 주력 상품으로 말이다. 저금리에 따른 낮은 수익에 만족하기 어려운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변액보험=고수익'이라는 등식은 환상에 가깝다. 시장 금리를 웃도는 추가 수익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자신이 가입한 상품을 제대로 파악해서 관리를 해야 수익률이 좋아질 확률도 커진다. 무엇보다 저금리 시대인 만큼 과거에 비해 기대 수익률을 많이 낮추는 게 합리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익률 과신 말고 펀드 선택 유연하게 가져가야=변액보험을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설계사들이 가입 시점에 보여주는 변액보험 수익률은 대개 고금리 시절 가입했던 상품들이다. 그러다 보니 수익률이 10%대를 웃도는 상품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1년짜리 은행 예금 금리가 3%도 안 되는 요즘 같은 때 가입하는 변액보험 수익률은 이에 미치기 어렵다. 기대 수준을 확 낮추고 꼼꼼하게 상품 구조를 따져야 한다.

위의 사례처럼 자신이 투자하는 펀드도 시장 상황에 따라 바꿔야 한다.


통상 하나의 변액보험에서 투자 가능한 펀드의 개수는 10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 고객은 가입할 때 2~3개를 선택하게 되고, 그 선택에 따라 변액보험 수익률은 달라지게 된다. 그런 메커니즘을 알고 있다면,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펀드 선택에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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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올초처럼 채권형 펀드 전망이 안 좋고 주식형 펀드 전망이 밝았다면, 자신이 가입한 변액보험의 투자 대상에 주식형 펀드가 있는지, 혹은 채권형 펀드가 빠졌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투자 펀드를 바꿀 때는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전화 1통이면 투자 펀드를 교체할 수 있다. 그만큼 시장에 맞춰 변액보험의 콘텐츠를 달리 가져 가는 게 현명하다. 모든 보험에 해당되는 얘기이긴 하지만, 초기 해약은 피해야 한다.

초기에 떼는 수수료를 줄여 해약 환급금액을 높인 상품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상품은 초기 해약하면 낸 보험료의 절반 정도 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변액보험은 정액상품에 비해 펀드운용수수료를 떼 수수료도 조금 더 높은 편이다.

부득이 해약을 해야 한다면, 중도인출기능, 보험료 납입 유예 기능 등을 활용해 해약을 피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한 번 더 따져봐야 한다. 변액보험은 장기 상품인 만큼 가입할 때부터 자금 운용 계획을 꼼꼼히 점검하고 가입해야 손해가 없다.

◇차별화된 변액보험 점점 많아져=변액보험의 특징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저금리 이전만 해도 투자 수익률 올리기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저금리라는 냉엄한 현실을 인정한 바탕 위해 리스크 관리에 보다 치중한 설계가 눈에 띈다. 시장 상황에 따른 투자 방식 변경 등은 기본이고, 투자 대상도 주식 이외에 ELS, 채권 등으로 많이 넓어졌다. 여기에 각종 보증수수료를 없애고 해약환급금을 높이는 등의 메리트도 붙이는 추세다. 모두 변액보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수익률 부담을 줄이려는 일종의 안전정치로 볼 수 있다.

삼성생명은 연금 받는 시점을 2단계로 나눈'삼성생명 2-Step 변액연금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적립금의 60%를 제1연금, 나머지 40%를 제2연금의 재원으로 나눈다. 제1연금은 종신까지 지급되나, 초기 10년 동안 10년 이후 받는 연금액의 4배를 받는 조기집중 형태를 띤다. 제2연금의 재원은 연금을 받기 시작한 후 10년간 펀드에 투자한다. ING생명의'스마트 초이스 변액연금보험'은 가입자가 연금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평생 연금 수령이 가능한 종신연금형, 확정 기간에 연금을 받는 확정연금형, 상속 목적의상속연금형, 연금 수령 후에도 투자 수익에 따라 연금 수령이 가능한 실적연금형 등이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무배당 ELS프로 변액보험'은 ELS프로주가지수연계형 펀드를 통해 안정성을 추구한다. ELS의 수익 상환 때도 같은 조건의 ELS에 자동적으로 재투자하는 형태라, 고객 입장에서는 한 번의 보험 가입으로 ELS에 장기 투자하는 동시에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까지 노릴 수 있다. 올 1월말 출시된 미래에셋생명의 변액적립보험'진심의 차이'는 8개월 만에 초회 보험료 누계 실적 2,000억원을 넘어섰을 만큼 인기다. 환급금액을 높이고, 해외주식형 등 20개의 투자 펀드 라인업을 갖춘 것이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알리안츠생명의 '(무)파워밸런스변액연금보험'은 고객별 생애주기와 매일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투자비중을 최적으로 조절하는 펀드자동재분배 시스템을 도입했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최저연금보증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보험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영업적 측면은 물론이거니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변액보험은 저금리 시대 주력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수익률 욕심을 비우고 꼼꼼한 상품 분석을 통해 은행 금리나 공시이율형 상품 대비 조금 높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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