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리지와 HSBC(홍콩상하이은행)간 제일은행 주식 매각협상이 성사되면 정부가 제일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중 5조원은 회수하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제일은행의 주가가 1만5천원이 되면 투입한 공적자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던 애초 정부의 예측이 빗나간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 금융계 등에 따르면 HSBC 영국 본사의 기업인수.합병(M&A) 담당 고위관계자가 서울에 머물면서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측과 주식 매각을 협의하고 있다.
현재 뉴브리지 보유주식 전량을 주당 1만5천원~1만7천원에 HSBC가 인수하는데양측간 의견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협상의 성사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양측의 계약이 성사되면 재경부와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제일은행 주식도 HSBC에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브리지와 예보가 맺은 계약에 따르면 뉴브리지가 보유주식의 30% 이상을 매각할 경우 재경부와 예보도 같은 비율의 주식을 동일한 가격에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수자인 HSBC가 원하지 않을 경우 넘기지 않아도 되지만 금융계는 HSBC가 제일은행 주식 전량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HSBC가 정부지분까지도 인수할 경우 정부는 제일은행에 투입한 17조6천억원의 공적자금중 5조원이 넘는 돈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진다.
정부는 뉴브리지로부터 받은 5천억원과 유상감자 때 받은 1조5천억원, 자산을 매각해 받은 8조3천억원 등 지금까지 10조3천억원을 회수한게 전부다.
현재 예보와 재경부는 각각 9천985만주, 606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뉴브리지와 HSBC가 주당 1만5천원에 합의하면 정부가 받는 금액은 1조5천750억원이 된다.
주당 가격이 1만7천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받는 돈은 1조7천850억원에 그쳐 결국 공적자금 미회수분은 5조5천억원~5조7천억원에 이르게 된다.
정부는 제일은행을 뉴브리지에 판매하면서 제일은행의 주가가 1만5천원이 되면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정부의 전망과 달리 막대한 공적자금 미회수분이 생긴 것은 풋백옵션 등에 따라 추가로 투입한 공적자금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뉴브리지는 애초에 정부지분을 사면서 지불한 5천억원 외에는 추가로 투입한 자금이 없어 5년만에 1조2천억원~1조4천억원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