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 나들이] 뉴 인피니티 EX35
세단-정숙성 SUV-기동력 접목여성 배려한 편의사양 "기대이상"
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지난달 24일 서울 잠실경기장에서 열린 '뉴 인피니티 EX35'의 신차 발표회장. 한편의 홍보영화가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에 첫 선을 보일 EX35 차량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도난을 당한 뒤 극적으로 차량을 찾게 됐다는 내용이다. 수사선상에 오른 용의자는 여성 의상디자이너와 젊은 무역회사 대표, 초보운전자인 여성 첼리스트, 공연기획자 등 4명. 이들은 우연히 마주친 EX35에 매료돼 한바탕 소동에 휘말리게 된다. 왜 이들이 EX35에 마음을 빼앗기게 됐을까. 시승을 하면서 4명의 관점에서 차량의 특장점을 꼼꼼히 살펴봤다.
첫인상은 '이쁘다'였다. 앞은 날렵하면서도 세련됐고 뒤는 부드러운 불륨감이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역동적인 옆선도 눈을 만족시켰다.
낮은 차체는 운전석에 오르내릴 때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잊게 했다. 여성이 미니스커트와 하이힐을 신고도 쉽게 차량에 오르내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어린아이들도 끙끙대며 차에 오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인테리어는 인피니티의 스포츠 세단인 G35와 비슷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주행성능은 G35를 그대로 빼닮았다. 3,500㏄ 302마력의 엔진은 스포츠카의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G35보다는 확연하게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G35와 같은 엔진을 장착했지만 부드럽고 조용하게 튜닝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단 7초. 이후 가속페달에 가한 힘을 늦추지 않자 부지불식간에 속도계가 200㎞를 가리켰다. 고속주행에서는 더 이상 SUV가 아니었다.
핸들링은 4륜구동의 중형 승용차에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차선 변경이나 굽은 길을 돌 때에도 차체가 기우는 느낌은 없었다. EX35를 SUV 범주에 넣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맴돌았다.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편의사양은 기대 이상이었다. 세계 최초로 적용한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은 여러 대의 카메라와 모니터로 차량의 움직임과 주변상황을 보여준다. 공중에 떠 있는 카메라가 차량을 내려다보는 상황에서 사진을 전송해주는 것 같았다.
버튼 하나만으로 뒷좌석 시트를 접을 수 있는 기능도 여성을 배려한 센스를 보여줬다. 또 보스(BOSE) 시스템으로 무장한 오디오 시스템은 럭셔리 브랜드의 품격을 그대로 전해줬다.
시승 뒤 주차장을 나오면서 왜 4명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EX35에 반했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물론 가상의 영화이지만). 아울러 인피니티가 세단의 정숙성과 SUV의 전천후 기동력을 제대로 접목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출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EX35는 스포츠 세단과 SUV의 고급스러운 결합이었다. 다만 인피니티 차량의 단점인 연비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과 G35의 역동적인 엔진음이 다소 멀리 들린다는 점이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