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11일당내 3선 당선자들과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함께 한 만찬에서는 향후 당 운영방안 및 재집권 전략 등과 관련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다.
일부 3선 당선자들은 4.15 총선에 기여한 박 대표의 역할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향후 대여 관계 설정에 관해서는 '상생의 정치'만을 강조할 경우 여당에 계속 끌려다닐 여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김혁규(金爀珪) 총리인선 건도 여당쪽에서 계속 우리를 바짝 약을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며 "자꾸 싸움을 거는 데 대해 무조건 모른 척 할 수만도 없는 것 아니냐"고 적극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대표는 "과거 싸움만 하다가 거대야당의 횡포가 아니냐는 얘기를 듣지 않았느냐"며 "정말 치열하게 이론적으로 무장해야 한다. 단상만 점거한다고 국민이 우리편을 들겠나. 152대 121석이라는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해 '상생의 정치'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소장 개혁파인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탄핵 기각시 사과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어떻게 우리가 먼저 사과하자는 얘기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고, 참석자들의 대다수는 이에 공감을 표한 것을 알려졌다.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3선그룹'의경우 이재오 의원이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고, 김문수, 홍준표 의원도 당장의 지도체제 문제보다는 궁극적으로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체질개선과미래정책 개발 등을 주문하는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날 모임에는 5선인 김덕룡(金德龍) 당선자를 제외하고 의원대표(원내총무) 경선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의사를 표명한 권철현(權哲賢) 김문수(金文洙) 맹형규(孟亨奎) 안택수(安澤秀) 의원 등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모임에는 이들을 비롯, 김기춘(金淇春) 김무성(金武星) 김영선(金映宣) 박종근(朴鍾根) 이상배(李相培) 이윤성(李允盛) 이재창(李在昌) 이해봉(李海鳳) 임인배(林仁培) 황우여(黃祐呂) 당선자 등 박 대표를 제외한 3선 당선자 26명중 17명이 참석했다.
한편 박 대표는 3선 당선자와 만찬에 이어 12일에는 비례대표를 제외한 초선 당선자들과 오찬회동을 갖는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김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