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제의 해외판결] 美법원 "플라빅스 복제약 販禁"

원천특허 기간 끝났지만 이성체 특허 남아

미국에서 2번째 판매량을 자랑하는 항혈전제 플라빅스(Plavix)의 제너릭(복제약)이 출시된지 3주만에 지난달 말 뉴욕 맨하탄 연방법원의 가처분결정에 의해 판매가 금지됐다. 플라빅스에 대한 특허권자인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 그 파트너사인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사는 캐나다 복제 약품회사 아포텍스를 상대로 맨하탄 연방법원에 제기한 플라빅스의 복제약 제조 및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미국내에서 플라빅스의 제너릭은 당분간 출시되기 어려워졌다. ‘제네릭’이란 원천 물질의 특허 기간이 끝난 뒤 공개된 기술과 원료 등을 이용해 만든 같은 약효와 품질을 가진 복제약이다. 당초 사노피사가 보유한 플라빅스의 원천 특허는 2005년 만료됐으나 이성체(異性體, 분자식은 같지만 구조가 다른 물질)에 대한 특허는 2011년이 만기다. 아포텍스사가 원천 물질의 특허가 끝났음을 이유로 제네릭을 출시하려 하자 사노피사는 플라빅스의 이성체 특허가 만료되는 2011년까지 플라빅스의 제네릭 제품을 시판하지 않는 대가로 아포텍스에게 4,000만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메이저 제약업체와 제네릭 업체간의 합의를 통해 값싼 제네릭 약품의 발매시기를 늦추려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자 미 연방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합의가 무효라는 결정을 내렸다. 기업간의 담합으로 약가를 높게 유지해 소비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거래를 한 것이라는 게 미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합의가 깨지자 아포텍스사는 제네릭을 출시했고 미 법원은 이성체 특허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인정해 사노피사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플라빅스의 제네릭을 발매하려는 국내 제약사와 사노피사와의 특허 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어 이번 미 연방법원의 판결이 국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특허심판원은 동아제약 등 국내 6개 제약회사들이 사노피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심판청구에서 플라빅스의 이성체 특허 자체를 무효라는 결정을 내려 국내 제약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사노피사가 상소해 특허법원에 재판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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