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과 담도암ㆍ팽대부암이 생겼을 때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받더라도 치료가 효과적이어서 정상생활이 가능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대병원 외과 김선회 교수팀(장진영ㆍ박용현 교수)이 1990년대 후반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받고 완치된 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서울대병원 외과팀의 연구결과는 다른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췌십이장절제술을 많이(서울대병원의 경우 연70~80건) 시행하는 의료기관에서 상당기간이 경과된 후 완치판정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내용은 최근 대한외과학회에서 발표됐으며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간담췌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김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자체중의 경우 수술 직후에는 감소했지만 점차 회복, 수술로 인한 감소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화기능 장애로 인해 지방변ㆍ설사 등이 25% 있었으나 점차 좋아져 10%로 감소했다. 또 췌장의 내분비기능 장애로 수술 후 20%의 환자에서 당뇨가 발생했는데 식사조절과 약물복용 등으로 대부분 조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수술 후 환자의 체중과 소화기능ㆍ삶의 질 등에 있어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된 것은 췌장암과 담도암, 팽대부암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우려를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췌십이지장암을 수술할 때는 수혈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치료결과가 나쁘다. 서울대병원이86~97년 췌장암ㆍ담도암ㆍ팽대부암으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 받은 357명을 수혈자와 비수혈자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130명의 팽대부암 환자중 수혈을 받은 76명의 경우 5년 생존율이 45%인 반면, 수혈을 받지 않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72%로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ㆍ담도암도 수혈을 받지 않은 경우가 수혈 받은 환자보다 완치율이 높았다.
이처럼 수혈자의 생존율이 낮은 것은 수혈할 경우 환자의 면역기능이 떨어져 암의 재발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췌십이지장절제술=췌장암ㆍ담관암ㆍ팽대부암ㆍ십이지장암 등 팽대부(담관과 췌장관이 만나 십이지장으로 들어가는 부위) 주위 발생한 암에 대한 표준 치료법이다.
담낭ㆍ담도ㆍ십이지장ㆍ췌장ㆍ소장 일부를 절제하고 필요에 따라 위장의 일부까지 자르는 큰 수술이다. 이처럼 소화기능에 관여하는 장기를 절제하다 보니 예후가 나쁘고 수술 후에도 완치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 일부 환자들의 경우 수술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여러 장기를 포함해 광범위한 절제가 불가피 하므로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장기간 생존하더라도 췌장 일부를 절제하기 때문에 소화장애 영양장애 당뇨병 발생 등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췌십이지장 절제 후 장기 생존환자가 늘어나고 있어(5년 생존율 팽대부암 50~60%, 담도암 30~35%, 췌장암 15~20%) 수술치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