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한 한국인 피랍 사건은 그렇지 않아도 부진의 늪에 빠진 증시에 지정학적 우려가 다시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가 단기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증시에 혼란을 가중시킬 만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증권은 21일 이라크에서의 한국인 피랍과 관련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증권은 이 근거로 지난 4월8일 일본인 납치사건 이후 주가하락이 크지 않았다는 사례를 들면서 이번 사건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일 수 있는 악재이기는 하지만 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증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21일 서울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7.57포인트 상승했고 코스닥도 1.08%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국인 피랍이 증시에서는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이라크 관련주 역시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대표적인 이라크 관련주인 현대건설은 이날 4.2% 하락했지만 대림산업은 약보합세, 대우건설은 오히려 강보합을 기록하는 등 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해룡실리콘과 테크메이트ㆍYTNㆍ휴니드 등 전쟁관련주들은 초강세를 보여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단기적이기는 하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라크 파병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국론분열로까지 연결된다면 예상 외로 큰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시가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악재이기 때문에 그 영향이 예상 외로 클 수 있다”고 전제하고 “만약 파병 반대여론이 커지고 그에 따라 국론분열 양상으로까지 번지게 되면 증시가 또 한차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