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권 '女風' 거세다

은행액심업무 PB·고객서비스분야 실력 인정<BR>과장급 10% 웃돌고 점장급도 꾸준히 늘어<BR>국민, 구안숙부행장·신한, 왕미화팀장 맹활약<BR>우리, 장정자부장 대출위험관리 전문가 두각

구안숙 부행장

김천옥 지점장

왕미화 팀장

성창숙 대리

금융권 '女風' 거세다 은행핵심업무 PB·고객서비스분야 실력 인정과장급 10% 웃돌고 점장급도 꾸준히 늘어국민, 구안숙부행장·신한, 왕미화팀장 맹활약우리, 장정자부장 대출위험관리 전문가 두각 구안숙 부행장 김천옥 지점장 왕미화 팀장 성창숙 대리 ‘10%의 벽을 넘어라.’ 금융권에도 ‘여풍(女風)’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각 은행이 관리자 후보군으로 뽑은 신입행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과장급 관리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이미 대부분 은행에서 10%를 웃돌기 시작했다. 아울러 그동안 전무했다시피 하던 부ㆍ점장급 고급관리자에 여성인력 발탁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민은행에는 국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부행장이 근무 중이다. 여성 경영학석사(MBA) 1호 구안숙 부행장은 외국계 프라이빗뱅킹(PB) 전문가로 씨티은행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활용해 국민은행의 신생 PB사업을 이끌고 있다. 국민은행에는 단장을 포함해 전체 부ㆍ점장의 1.4%인 14명의 여성 간부가 활약하고 있다. 보스턴컴퍼니에서 스카우트된 우리은행의 장정자 여신감리팀 부장은 대출 실행 이후 위험관리(론리뷰) 전문가로 국내 은행에 합류한 케이스다. 이 분야에 전문가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여성인력의 몸값이 뛰는 것은 당연한 이치. 외국계가 지분을 인수한 은행일수록 여성의 발탁이 더욱 두드러진다. SCB에 인수된 제일은행에서는 부장급 48명 가운데 2명의 여성이 활약하고 있다. PB와 서비스 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은 눈부시다. 차장급 이상 간부 가운데 여성인력의 상당수가 은행권의 핵심업무로 부상하고 있는 PB업무나 고객 서비스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구안숙 국민은행 부행장은 “금융권의 여성인력이 고학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고객과 접점을 이루는 PB 등 여성이 강점을 보이는 서비스 중심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여성인력의 금융권 진출이 활발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왕미화 신한은행 PB강남센터 팀장은 입행 20년차. 영업점에서 시작해 직원만족센터ㆍPB센터를 거치면서 실력을 인정받아 같은 연배의 남자직원보다 빨리 팀장에 임명됐다. 조흥은행의 김천옥 일원역지점장은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개인영업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파다. 국내 PB 부문의 선구자인 하나은행은 과ㆍ차장급 가운데 여성 책임자 비율이 12.4%에 달해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PB 전문인력으로 활약하는 여성 지점장의 두각과 무관하지 않다.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지점장은 올 1월 신규 지점장으로 임용된 케이스. PB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녀가 하나은행의 25번째 여성 지점장으로 발탁돼 부유층이 밀집한 성북동지점을 지휘하게 된 것도 PB 부문에 관한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 은행권은 지금 ‘1세대’ 여성 부ㆍ점장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87년 발효된 남녀고용평등법은 여성 진급의 길을 열어놓았고 지금 활약 중인 여성 부ㆍ점장의 상당수는 80년대에 입행해 이 법의 혜택(?)을 받은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 이들은 약육강식으로 대표되는 ‘정글의 법칙’을 이겨낸 여장부들이다. 철저하게 실력으로 무장하고 영업실적으로 실력을 보이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평가다. 백미경 지점장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만나는 분야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우수한 경우가 많다”며 “은행들도 이 같은 강점을 인식해 PB 부문에 여성 관리자를 배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5~6년이면 진정한 전문가로 활약하는 여성 금융전문 인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이 지금 ‘2세대’ 여성 부ㆍ지점장 시대를 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수 여성인력이 진출하기 좋은 업종 특성상 우수자원이 대거 몰리면서 전문 분야로 속속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창숙 우리은행 파생상품팀 대리가 대표적인 사례. 유창한 영어 구사력을 갖춘 인연으로 외환업무에 투입됐고 지금 실력을 인정받아 딜러로 선발됐다. 성 대리는 “96년 입행한 이후 2000년에 실시한 사내 딜러선발 과정에 합격해 주니어로 견습과정을 거쳐 다음달부터 실제 딜링에 투입된다”고 부푼 포부를 밝혔다. 은행권이 중간관리자급 외부 여성인력 스카우트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임현정 국민은행 PB사업팀 과장은 호텔리어에서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고급서비스를 지향하는 은행의 입장에서 국내 최고 수준인 호텔 분야에서 근무?전문인력이 필요했기 때문. 그녀는 새롭게 출범한 국민은행의 신규 지점 개설업무를 총괄적으로 지휘하고 있다. 김창호 우리은행 인사담당 부행장은 “실력을 갖추고 능력으로 인정받는 여성지점장이 본격적으로 배출되고 있다”며 “은행권 인사담당자들도 향후 마케팅 능력을 갖춘 여성 고급인력의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입력시간 : 2005-03-1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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