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진화하는 팬덤… 스스로 문화를 만든다

좋아하는 스타 직접 홍보하고 환경 등 공익활동에도 앞장

팬들에 '역조공'·깜짝 미팅… 기획사·스타도 태도 달라져

팬덤이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새로운 대중문화의 생산자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음원 차트 역주행에 성공하며 음원 발매 3개월이 지나 다시 지상파 음악 방송에 ''강제 소환''된 EXID.

여의도 윤중로의 ''소녀시대 숲''.

이렇게 화끈한 역주행을 찾을 수 있을까. 걸그룹 'EXID'의 '음원 차트 역주행' 기세가 대단하다. 팬이 온라인 상에 게재한 EXID 공연 영상이 주목 받으면서 지난 8월 발표한 곡 '위아래'가 음원 순위 100위권 밖에서 상위 10위권으로 진입했다. '위아래'의 방송활동을 접었던 EXID가 지상파 3사 음악방송 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하는 기현상을 빚어졌다. EXID는 2012년 데뷔 이후 그렇다 할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이번 일로 단숨에 차세대 걸그룹 대열에 올라서게 됐다.


팬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주체적인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단순히 음반 구매, 음악 프로그램 방청 응원 등 스타의 자취를 쫓는 수동적인 팬덤은 이제 옛말이다. 팬들은 기획사가 만들어내는 문화를 일방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표현하고 문화를 만들어간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끊임없이 스트리밍해 음원 차트 순위에 일조하고,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영화 제작발표회 현장에 쌀 화환을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취재 기자들을 위한 간식을 제공하기도 하며 촬영장에 밥차나 간식을 지원하기까지 한다. 버스·지하철·신문 광고를 제작해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들을 다수에게 홍보하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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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영역에 머물렀던 팬심이 환경 등 공익적 부문으로 확대되면서 스타의 이미지도 높이고 있다. 지난해 8월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생일을 기념해 팬들이 여의도에 나무를 심어 '소녀시대 숲'을 조성한 것이 계기가 돼 일대에는 '엑소 숲' '인피니트 숲' 등 약 3,400㎡ 부지의 '스타 숲'이 조성됐다. 연예인의 생일을 맞아 결식아동이나 환우에 성금을 보내는 것은 부지기수고, 다문화 가정 및 도서 지역 아동을 위한 도서관을 건립(박유천 팬)하거나 연예인을 따라 독거노인을 위한 연탄배달 봉사(이효리 팬)에 나선 팬들도 있다.

진화하는 팬덤은 기획사와 스타들까지 적극적으로 변하게 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직접 본사 내부에 팬들을 위한 카페를 만들어 팬들의 공식적 팬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가수들 역시 멜론 등 음원사이트에서 본인의 음악 청취 빈도가 높은 팬들 대상으로 깜짝 팬미팅을 열어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늘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오기만 했던 연예인들이 방청 온 팬들에게 간식을 대접하거나, 손편지나 폴라로이드 선물을 주는 등 되레 팬에게 선물을 하는 '역조공'도 이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달라진 팬덤과 연예인들의 조화가 공익적 가치를 창출해낸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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