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리그는 프로야구의 형식을 그대로 도입했다. 8개월에 걸친 대장정으로 8개 구단의 순위를 가린 후에 상위 4개 팀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결승전을 치르도록 했다. 2004년도의 준플레이오프는 4위 팀인 파크랜드와 3위 팀인 보해가 치르게 되었다. 여기서 이긴 파크랜드가 2위 팀인 범양건영을 또 격파하고 1위 팀인 한게임과 결승전을 벌이게 된 것이었다. 파크랜드의 선전에는 제3장 이영구 3단의 맹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 이영구는 8승2패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다승상을 받지는 못했다. 정규리그에서 7승을 올린 조한승 8단과 류재형 6단이 규정에 따라 다승왕을 공동수상했기 때문이었다. 이영구는 이듬 해부터 여러 팀이 최우선적으로 탐내는 가장 인기높은 기사가 되었다. 백24와 26은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파격적인 수순이었다. 이세돌이 곡예 같은 이 길을 과감하게 선택한 것은 좌하귀 방면의 축머리가 유리하다는 전제로 한 것이었다. 흑이 31로 참아야 한다는 사실이 포인트. 여기서 백32로 꼬부려 상변을 집으로 만든다는 것이 이세돌의 수읽기였다. 흑31로 참고도1의 흑1에 반발하는 것은 백2 이하 12까지의 진행으로 흑이 걸려든다. 이 과감한 작전은 백의 순탄한 진행을 부르게 되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백의 완착이 등장하여 갑자기 비세로 굴러떨어지게 된다. 백42가 매우 이상한 수였다. 참고도2의 백1, 3으로 두었으면 백이 유망한 바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