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6전 전승으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에 진출하자 온 나라가 떠들썩 하다. 야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국이 함성으로 들끓는다. 세계 최강 미국과 숙적 일본을 꺾는 모습을 보면서 소리를 지르다 보면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흥분이 지나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MSNBC는 17일(현지시간) 스포츠를 보면서 지나치게 흥분하는 것은 금물이며 심할 경우 몸과 마음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를 보면서 과도하게 소리를 지르면 원래의 목소리를 잃을 수 있고 심한 경우 탈장이 될 수도 있다. 소리를 지른 후 발생하는 후두염은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목소리를 내는 조직이 손상을 입었다는 신호다. 후두의 혈관이 파열될 경우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회복이 되지만 후두에 양성혹이 생겨 목소리가 영원히 변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음성센터의 로버트 버크마이어 박사는 “분명한 점은 소리 지르는 일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두는 정밀한 조직으로 단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인 톰 더피(37)는 지난해 가을 풋볼 경기장에서 소리를 지르며 경기를 관전한 다음날 심한 두통에 시달리다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뇌혈관이 파열된 것으로 나타나 치료를 받았고 경기를 보면서 다시는 소리를 지르지 말라는 의사의 지시를 받고 퇴원했다. 경기 시청 중 지나친 음주도 문제다. 잘해서 한잔, 또 아쉬워서 한잔 하다 보면 주량을 초과하기 쉽다. 특히 무더운 경기장에서 과음할 경우 탈수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환호하다가 음식이 목에 걸려 질식할 수도 한다. 휴스턴 매소디스트병원 응급실 의사인 제프 칼리나는 “담배를 피우거나 고혈압이 있는 스포츠 팬 중 경기를 보다가 심한 스트레스로 심장발작을 일으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경기에 광적으로 집착하면 정신건강에도 해롭다. 스포츠 심리학자인 이안 버키는 “경기 패배는 심리학적으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실망스러운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좋아하는 팀이 패배한 후 하루 이틀 정도 침울해 하는 것은 정상이지만, 며칠이 지나도 기운을 차리지 못한다면 심각한 우울증의 징후일 수 있다. 경기 후 일주일 이상이 지나도 우울하고 화를 잘 내며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스포츠 관전으로 이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