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가 잘된 김치가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국내 동물실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이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AI에 강한 것이 김치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번째 실험 결과여서 최근 세계에 창궐한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예방식품으로서 김치의 가치가 주목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한국식품연구원은 지난 2006~2008년 ‘김치의 조류 인플루엔자 억제효능 연구’를 실시한 결과 김치가 AI 바이러스 억제에 뚜렷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소속 연구원인 김영진 박사, 장형관 전북대 교수, 이민재 강원대 교수 합동연구팀은 실험 닭 115마리 가운데 2개 그룹 23마리는 김치 추출물 대신 기준 사료만 먹이고 나머지 8개 그룹 92마리는 고ㆍ저농도 김치 추출물을 각각 4주간 먹인 후 5주째 AI 바이러스를 닭의 코로 주입해 감염시킨 뒤 부검해보니 김치 추출물을 먹지 않은 2개 그룹의 닭 23마리 가운데 6마리의 인후두부와 맹장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반면 김치 추출물을 먹인 닭 가운데 저농도로 섭취한 닭 2마리만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을 뿐 나머지는 매우 양호한 건강상태를 보였다. 연구팀은 실험 쥐의 임상시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배추ㆍ고춧가루ㆍ마늘ㆍ생강 등을 버무린 일반김치 가운데 ‘잘 익었다’고 말하는 농도(Ph4.0-4.2)로 발효시킨 김치에서 추출물을 얻어냈으며 사료는 미국 국립과학협회에서 정한 실험용 닭 사료를 사용했다.
김 박사팀은 앞으로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김치가 어떤 억제 효과가 있는지를 실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