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물가 오름세 심상치 않다

물가 오름세 심상치 않다고유가에 공공료 상승 "인플레 압력"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물가가 상승하면 가계생활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금리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생산활동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된다. 물가 오름세를 잡으려면 통상적으로 금리를 올리든가 환율을 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2단계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정부는 어느 정책수단도 쉽게 선택할 수 없어 고민이다. ◇물가불안 어느 정도인가=재정경제부가 29일 발표한 9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1.5%나 올랐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이미 3.5%나 급상승했다. 지난해 9월에 비해서는 3.9%로 더 높아진다. 9월 물가는 사실 계절적 특성이나 국제유가 급등을 비롯한 외부요인이 많이 반영된 것. 태풍으로 인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국제원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의약분업과 관련해 의보수가가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갑원(吳甲元) 재경부 국민생활국장은 『농산물과 석유류 제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0.7%, 전년말 대비 2.9% 오르는 데 그치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도 30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국제유가를 감안하면 이같은 해석이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에너지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물가 오름세의 의미를 축소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향후 물가전망은=10월 중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제품가격 상승 등 물가상승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소류를 중심으로 농산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재경부는 전망했다. 재경부는 또 11월과 12월 중에는 국제원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경우 특별한 물가상승 요인이 없으므로 소폭 상승 또는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吳국장은 『10월까지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국내유가에 기반영될 전망이므로 앞으로 추가 상승요인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따라서 본격적인 출하기를 맞아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 물가가 올해전체로는 2.5% 수준의 연평균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 1∼9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다. 10월부터 12월까지 물가상승률이 매달 9월처럼 전년동월비로 3.9% 오를 경우 연간 평균 물가상승률은 2.55% 정도로 정부의 목표치를 벗어나지만 10월 이후 상승률은 농·축산물가격 안정 등으로 3.9%를 크게 밑돌 것이기 때문에 연간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재경부의 분석이다. 吳국장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전월비 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올 연말도 큰 폭의 오름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김준일(金俊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여전히 불안한데다 앞으로 공공요금과 임금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인플레 압력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져=9월 중 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라 10월 초 금통위의 콜금리 인상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금통위는 이달 초 열린 회의에서 한차례 정회할 정도로 금리 인상을 놓고 불꽃 튀는 논쟁을 벌였다. 결국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콜금리 인상을 유보했지만 인플레 조짐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는 지난 2월 장·단기금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콜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5.0%선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후 인플레압력에 대한 선제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번번이 정부의 저금리 의지에 밀려 금리를 올리지 못해왔다. 금리인상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10월 초 금통위에서는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또다시 정부가 기업·금융·구조조정의 시급성을 내세우고 증시 등 금융시장이 금리인상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금통위가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에 선뜻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 구동본 기자DBKOO@SED.CO.KR 입력시간 2000/09/29 18:3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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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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