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은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 제주 세미나에 참석, 「한국경제의 새로운 비전과 미래를 위한 제언」이란 주제로 강연한 뒤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국내 경제현안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다음은 존스 회장과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대우 문제가 경제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우 처리과정에서 채권단도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돈을 빌려준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부채탕감과 부채의 출자전환 등 특별한 지원이 불가피하다. 채권단이 손해를 보더라도 대우 문제를 빨리 처리해야 한다. 나중에 회사를 회생시켜 이익을 회수하면 된다. 기아처럼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
-외국기업이나 투자자들이 제일은행과 서울은행 매각에 관심이 많다는데.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압력을 느끼는 것 같다. 그 압력은 「헐값 매도는 여론의 지탄을 받을 것」이란 것이다.
미국 슈퍼마켓은 손해보는 가격으로 우유 등 생필품을 판다. 더 큰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제일·서울은행도 마찬가지다. 손해보더라도 팔아야 앞으로 외국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온다. 상징적으로 제일·서울은행 매각은 의미가 대단히 크다. 외국인 투자에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원리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계열사 지분은 11%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이 52%에 이른다. 소유자가 누구냐.
나머지 90%의 주주가 경영자를 불신할 경우 주주총회때 바꾸면 된다. 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증권회사 투자분석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들이 정직하게 기업을 조사, 평가하면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주면 시장이 따라간다.
한편 존스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외국인 회사의 비중을 법인수 기준으로 볼 때 미국 25%· 영국 27%· 일본 12~13%인데 비해 한국은 3% 밖에 안된다』며『한국 소비자들이 외국제품· 외국회사에 대한 거부감을 고치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