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올 업무계획 내용
부당내부거래등 상시조사로 전환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올해 업무계획에서 기업구조조정 위주의 정책에서 탈피해 고유의 기능인 담합행위 단속, 중소ㆍ하도급업체 및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불시 대규모 직권조사 등은 자제하고 불공정거래혐의가 뚜렷할 경우에만 정례적인 조사를 할 방침이다.
◇담합 등 반경쟁행위 집중 단속
국민생활과 밀접하고 독과점 정도가 심한 이동전화ㆍ의료ㆍ제약 등 5~6개 산업을 2월중에 선정해 3월부터 종합적인 실태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각종 불공정 관행을 일괄 시정하고 진입장벽과 영업활동제한 등 각종 규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돼 제각각인 학원설립을 위한 시설기준도 완화할 계획이다.
정보산업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신규기업을 인수해 시장을 지배하려는 시도를 막고 기업결합 사후신고제를 사전신고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소비자 보호장치 강화
비교광고를 활성화해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비교표시 광고 심사기준을 마련하고 노약자ㆍ청소년을 상대로 한 허위ㆍ과장 광고를 집중 단속한다.
불공정 약관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400개 분야 33만개의 약관을 단계적으로 정비한다. 우선 올해에 운전학원, 예식장, 택배 등 10개 분야의 표준약관을 제정하고 오는 2005년까지 100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의 피해가 많은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을 모아 한꺼번에 구제하는 '일괄구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비자 불만이 공정위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기업에 자동 전달, 처리되는 '소비자 신문고'를 운영하기로 했다.
◇상시 기업구조조정 시스템 마련
그룹 단위로 벌이던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대규모 직권조사를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된 개별기업 위주의 상시 조사로 전환한다. 오는 4월부터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이사회 의결 및 공시제도의 적용대상을 현행 10대 그룹에서 30대 그룹으로 확대한다.
지주회사를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주회사 설립 신고대상을 자산 100억원 이상에서 300억원 이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자산 300억원 미만의 지주회사는 부채비율 100% 미만, 자회사 지분 30% 이상등의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중소ㆍ하도급 업체 보호
90년대 이후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늘어나는 가맹점 피해를 막기 위해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다.
공공건설 공사의 경우 하도급업체가 발주자에게 공사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해 자금난을 덜 수 있도록 하도급법 개정을 추진하고 2만5,000개 하도급 거래업체를 상대로 원사업자의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한 서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외국 사업자의 담합행위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현재 우리나라가 매년 1억달러 어치를 수입하는 흑연전극(고철용해 작업에 사용되는 물질) 국제카르텔에 대해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