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계파 논리따라 악습 되풀이 큰 문제<br>여야, 일자리 창출·경제 활성화에 올인을<br>국민감시단등 의정활동 견제 기구도 필요
| 함성득 고려대교수(좌), 김호기 연세대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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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호 경희대교수(좌), 김형준 명지대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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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국회파행 이대로 안 된다.
국회가 일하는 국회를 만들지 못하고 파행과 실력대치만을 거듭하는 악습을 탈피하기 위해 ‘국민의 국회, 상생의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18대 국회가 저조한 입법활동으로 ‘불임국회’ ‘식물국회’라는 지탄을 받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대표로서 스스로의 역할을 포기하는 책임회피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난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민생을 돌보기는커녕 정파적인 이해에 사로잡혀 걸핏하면 여야 간 몸싸움을 벌이고 결국 파행 등으로 얼룩졌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생의 국회’ ‘생산적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하루 속히 머리를 맞대고 제 역할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야 지도부가 초당적인 정치 리더십을 발휘하고 국회의원 모두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실히 봉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성득 고려대(행정학과), 김호기 연세대(사회학과), 임성호 경희대(정치외교학과), 김형준 명지대(교양학부) 교수 등 정치 분야 전문가 4명은 18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은 의견에 공감했다. 이들은 “집권당은 당내 계파의 논리만 따르고 야당은 지도부의 독단적 당 운영으로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악습을 되풀이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당론을 떠나 국민을 대변하고 국익을 위하는 대원칙을 세운 뒤 서로 대화하며 협의하는 상생국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특히 경제상황이 지난 1998년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운 만큼 여야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내년 국정의 최대 목표로 삼아 서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치권이 여야 간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정치이슈나 소모적 논쟁을 뒤로 미루고 국익 차원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잠시나마 ‘난국’에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국회, 생산적 국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의원의 상시적인 의정활동 보장 ▦국민의 의정활동 감시 ▦국회 스스로의 개혁 등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기업이 생산활동에 전념하듯 국회의원 개개인이 당론을 떠나 생산적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상시 국회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함 교수는 “대통령 눈치를 보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고 국회의원 자체가 입법기관이라는 신분을 고려해 독립된 시각으로 생산적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의원들이 권위를 지키되 민생현장을 누비고 정책을 반영하는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국회의원의 활동을 감시할 수 있도록 국민감시단을 만드는 등의 국회 견제활동도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임 교수는 “국회의원을 견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여론”이라면서 “민의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국회를 견제하는 국민 차원의 감시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국회의원 모두가 개인의 이익을 떠나 국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국민의 감시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국민적 감시활동에 대한 국회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국회가 자정노력을 통한 개혁활동을 펼쳐 오래된 악습을 탈피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자체 개혁특별위원회 상설화를 통해 국회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교수는 “시대가 급변화하기 때문에 제도 개선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국회가 전통 아닌 전통을 따르려고 하는데 이는 악습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이를 타파, 훌륭한 전통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국회가 입법기관으로 많은 사회 조직들에 변화와 개혁을 얘기하는데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회개혁위원회 상설화를 비롯한 국회 개혁을 위한 자정노력을 지속해 오랜 악습을 탈피, 훌륭한 전통은 만드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