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포로 맞교환' 美·아프간, 거부 재확인
정부, 국제NGO 중재통해 탈레반과 협상 추진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상은 6일(현지시간) 한국인 피랍사태와 관련해 탈레반 무장세력이 요구하는 '인질-포로 맞교환'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이에 따라 탈레반과의 직접협상을 통한 사태해결을 추진했던 우리 정부의 입장이 더욱 곤혹스러워졌으며 아프간 인질사태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이 같은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아프간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 진척상황을 점검하고 한국인 피랍사태 등에 대한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또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양국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원칙적으로 인질 맞교환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아프간을 떠나기 전 CNN과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인질-포로 맞교환'을 사실상 거절했었다. 두 정상은 한국시간으로 7일 0시25분 기자회견을 갖고 구체적인 회담내용을 설명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이와 관련, "정상회담 자체에서 좋은 해법이 나올 수 있다는 표현 등을 하는데 외교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그것과 무관하게 피랍사건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아프간 민간병원 의료진은 6일(한국시간) 인질들을 억류한 탈레반 조직 일부에 의약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달된 의약품은 항생제, 비타민B 복합제, 신경안정제, 진통제 등이며 총 1,200달러어치로 탈레반 조직원에게 직접 전달됐다.
또 아프간 인질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탈레반과 직접협상을 추진하는 우리 정부는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 등 국제적인 비정부기구(NGO)의 중재를 통한 협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시간 : 2007/08/06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