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DTI폐지 적용 첫날 은행 영업점 가보니…

간간이 문의 전화만…창구는 예상보다 한산<br>시장침체 인식 여전해 썰렁<br>"추석 지나야 상담 늘어날듯"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때 적용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한시 폐지한 첫날인 2일 시중은행 창구는 당초 예상보다 한산했다. 주요 은행들은 전날 오후나 이날 아침 일찍 각 지점들에 공문을 보내 새 규정에 맞게 대출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지만 DTI 폐지에 따른 추가 대출 가능성을 문의하는 전화만 가끔 걸려올 뿐 직접 창구에서 대출 상담을 하는 고객들은 거의 없었다. 국민은행 목동중앙지점의 경우 정부 발표 이후 3~4건의 전화문의만 있었을 뿐 대출을 위해 직접 창구를 방문한 고객은 한 명도 없었다. 우리은행 중계동지점도 DTI 폐지 발표 이후 하루에 3~4건 정도 대출가능 여부 등 상담사례는 있었지만 방문고객은 없었다. 아파트 밀집지역인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기업은행 경기 안양지점은 대출상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상담창구에 가계대출 담당 직원 3명을 배치했지만 고객들의 문의가 거의 없어 한가한 하루를 보냈다. 은행들은 이처럼 고객들의 관심이 적은 것은 대책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데다 부동산시장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시기적으로 추석을 앞두고 있어 주택구입을 결정하기 힘든 점, 이날 태풍 등으로 외출하기 어려운 점 등 현실적인 여건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워낙 주택거래가 없다 보니 DTI 한도가 폐지됐다고 해서 시장이 즉각 반응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주택거래를 위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에도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들은 자금계획과 주택구입계획을 세운 후 은행에 문의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은 적어도 이번주 말을 지나거나 추석 연휴 이후가 돼야 본격적인 대출상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앞으로 봇물처럼 밀려들 가능성이 있는 대출상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각 지점에 DTI 폐지에 따른 추가 대출상담 요령은 물론 무분별한 대출로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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