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음식부터 의족까지 무엇이든 찍어낸다

■ 3D 프린팅의 신세계/ 호드 립슨·멜바 컬만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br>잉크 대신 플라스틱가루 사용… 인쇄물 뽑듯 3차원 물건 복사<br>3D프린터 대량생산체제 대체 미래산업 이끌 새 플랫폼으로



유명 레스토랑의 최고급 요리가 마음만 먹으면 우리 집 식탁에 그대로 오른다. 유명 레스토랑에서 제공한 푸드 레시피가 3D 프린터에 저장되고, 자신의 혈당치에 맞는 균형 잡힌 식사 한 끼가 식탁에 오른다. 생활용품을 사러 번거롭게 마트로 발걸음을 옮길 필요도 없다. 집에 있는 3D 프린터를 켜고 마음에 드는 칫솔 디자인을 골라 프린트하면 된다.

3D 프린터는 바이오(Bio), 의료 영역에까지 옮겨간다. 금속, 집게처럼 생긴 갈고리 등 딱딱하고 인위적으로만 느껴졌던 의수와 의족이 새롭게 거듭난다. 우선 환자의 멀쩡한 다리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의족을 스캔 한다. 스캔 한 데이터는 컴퓨터 디자인 파일로 옮겨와 환자의 멀쩡한 다리의 이미지를 인조 다리 디지털 이미지에 겹쳐 사용자의 몸에서 다른 다리와 대칭을 이루도록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리 모양, 소재 등 환자가 원하는 독특한 디자인을 직접 선택해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세련된 맞춤형 의족이 탄생하게 된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이 같은 일들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에서 제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신기술로'3D프린팅'을 언급했다.'3D 프린팅'은 잉크 대신 플라스틱 가루를 사용해 우리 손에 쥘 수 있는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디자인 파일만 컴퓨터에 입력하면 3D프린터는 이에 따라 소재를 평면에 단단하게 응고시킨다. 이후 헤드가 정교하게 좌우로 움직이며 얇은 층을 더해간다. 이 얇은 층이 쌓여 3차원의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관련기사



현재 3D 프린터는 산업·의료·교육·취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국 아마존은 지난 6월부터 3D 프린팅 스토어를 신설해 개인용 3D 프린터와 원료를 판매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우 8.1버전부터 3D 프린팅을 지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3D 프린트기만 있다면 가정에서도 인쇄물을 뽑듯 3차원의 물건을 찍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책은 이 같은'3D 프린터'가 앞으로 보편화될 경우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한다. 3D 프린팅 기술의 권위자인 코넬대 공과대학교 교수와 기술분야 전문작가인 저자들은 "3D 프린팅은 지금의 제조업 중심의 대량 생산 체재를 대체하며 미래 산업과 경제를 뒤흔들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량생산 체제에서와 달리'3D 프린팅'은 누구나 생산수단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걸 의미한다. 대형 공장에서 똑 같은 물건을 반복적으로 생산하는 대량생산은 신제품 출시까지 많은 투자비용이 들 수 있다. 이에 반해'3D 프린팅'은 다양한 맞춤형 제품과 부품을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초기 적은 투자 비용으로 소규모 생산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그 중 잘 팔리는 제품들만 확대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규모 기업이 아닌 개인 단위의 수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시장체제에서 그만큼 혁신이 가속화하고, 환경적 측면에서도 기존 체제가 만들어내는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

물론'3D프린팅'기술이 가지고 있는 적잖은 문제점도 있다. 저자들은"얼마 전 있었던 총기 복제사건에서 보듯 인류에 유해한 물건이 대량 복제돼 돌아다닐 수 있고, 마약과 모조품 소비도 급격히 늘 수 있다"며"특히 3D 바이오 프린팅의 경우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1만 8,000원.

김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