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핫머니 대책이 시급하다

증시에 핫머니성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올들어서 벌써 지난해 연간 규모와 맞먹는 4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순유입된 것은 이상과열이라고 하지않을 수 없다.지난해의 경우 주가가 지속적으로 뜨는 상황이어서 외국인들이 덩달아 한몫을 노리며 가세했던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주가가 지난해 보다는 못해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열기가 많이 가라앉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단기간내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은 낌새가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국경제의 회복전망을 높게 보고 우리 기업의 내재가치를 뒤늦게 알아 선취매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연유로 외국인 주식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면 대외신인도 제고 측면에서도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우리의 희망사항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외국인의 주식보유기간이 갈수록 단기화되고 있다. 단타매매의 급증은 자금의 투기성을 드러낸다.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비율이 환란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점도 경계의 대상이다. 핫머니의 주요 특징중 하나가 재빨리 들락거리면서 단기차익을 챙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대상국의 경제가 불안해지면 언제라도 한꺼번에 떠나는 것이다. 지난 97년 환란때 일시에 빠져 나간 외국인자금은 불과 30억달러였는데도 외환유동성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지금은 외환보유액이 900억달러나 되므로 안심할수 있다고 하겠는가. 그렇지않아도 우리 증시가 뉴욕증시와 동조화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약 500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인주식투자 자금중 10%만 빠져나가도 증시는 회복불능의 폭락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핫머니의 유출입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대응책마련이 절실한 것이다. 당국이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에 대비해 약 1조원규모의 외평채를 추가 발행하고 싱가포르 수준으로 해외투자펀드를 조성키로한 것은 적절한 대책으로 보인다. 이는 외자의 급격한 유입에 따른 원화강세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핫머니의 준동과 부작용을 막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가급등과 경기과열에 따른 물가불안, 수입급증에 따른 거시경제의 불안을 해소할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경제의 펀더멘털이 흔들리면 일관성있는 환율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핫머니의 공격에 빌미를 제공하게 됐던 아시아환란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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