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 역할을 하며 모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전 세계 투자시장에서 '큰 손'으로 급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최근 들어 이뤄진 철강이나 석탄 등 기간 산업 분야의 굵직한 글로벌 M&A는 대부분 인도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타그룹의 계열사인 타타파워는 지난달 1일 인도네시아 부미 리소스의 석탄관련 자회사인 칼림 프리마 코울과 아루트민 인도네시아의 지분 각각 30% 등 총 3개 자회사를 13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타타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타타스틸은 지난 2월 영국 철강회사 코러스를 117억 달러에 인수, 세계 철강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타타그룹은 지난해 2월에도 미국 생수회사 글라시우 비타민 워터의 지분 30%를 6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철강업체 힌달코인더스트리도 지난달 캐나다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노벨리스를 34억3,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인도의 대표적인 가전업체 비디오콘 역시 프랑스 가전회사 톰슨의 TV브라운관 사업부와 스웨덴 일렉트로룩스의 인도 제조공장을 인수한데 이어 현재 한국의 대우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도 주류 업체 유나이티드 브루어리스는 영국의 위스키 제조업체 화이트&맥케이를 7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인도 기업들이 이처럼 해외 기업 M&A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 것은 인도의 높은 경제 성장률과 기업들의 막대한 자금력이 밑받침돼 있다. 인도 경제는 지난 3년간 해마다 8% 이상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해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기업들의 주가가 덩달아 뛰면서 기업들의 자금력이 풍부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인도 기업들은 '돈가방'을 들고 해외 석탄, 철강, 정유, 그리고 기술 부문 등 필요한 기간 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왔는데 막강해진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 기업 인수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조사 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기업이 주도한 M&A는 총 210억 달러로 지난 2005년의 13억6,000만 달러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 규모를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