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중금리 왜 급등하나?

증시로 자금이탈…'고객잡기' 고육책<br>7~8월에만 4兆대 이탈…7%대 예금까지 등장<br>은행권, 부족한 자금 채권·CD발행 통해 충당<br>일부 저축銀선 금리인상 한계 콜자금에 의존



시중금리 왜 급등하나? 금고 빈 은행들 채권·CD발행 크게 늘려올CD발행잔액등 24% 급증 대출금리 끌어올려증시로 자금이탈에 연6%대 고금리 예금도물가불안·자금 수요 여전 "상승세 지속 가능성"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시중은행의 여ㆍ수신 금리 상승세가 파죽지세다. 콜금리가 지난 7~8월 연속 인상된 탓이다. 특히 예금이 증시로 이탈하면서 은행 금고가 비게 되는 부작용의 영향이 크다. 즉 한쪽에선 예금 유치를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고 또 다른 쪽에선 대출자금 마련을 위해 비싼 비용을 들여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하면서 덩달아 대출금리마저 뛰고 있는 것이다. ◇연 6%대 고금리 예금까지 등장=은행은 주식시장 활황으로 예금이 증시로 옮겨가자 시중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잇달아 금리를 올리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8월(5.05%) 처음으로 5%대를 넘어선 데 이어 9월(연 5.25%)엔 금리 오름폭이 전월보다 더 컸다. 최근엔 고육지책으로 너도나도 특판예금을 대거 선보이며 연 6.0%대의 상품까지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연 5.9%의 정기예금을 내놓고 고객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체 정기예금 잔액은 9월 말 현재 40조1,642억원으로 6월 말보다 2조원가량 줄어든 상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6월 말 수준을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국민은행이 29일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에 연 6.0%대의 이자를 주기로 한 것은 시중은행의 예금이탈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저축은행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6.5%이지만 예금이탈로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일부 회사들은 연 7.0%대의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은행 자금경색, 대출금리 끌어올려=이 같은 은행권의 자금이탈은 결국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고에 돈이 비게 된 은행이 대출 자금을 채권과 CD발행으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 시중은행과 국책은행ㆍ상호금융을 포함한 18개 금융기관의 은행채와 CD 발행잔액은 8월 말 현재 352조1,126억원으로 올 들어 67조9,295억원(23.9%)이나 급증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 지표인 CD수익률에 플러스 알파를 더해 최근의 높은 대출금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적용하는 CD (91일물) 수익률은 29일 5.35%로 6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은행들은 또한 대출 마진을 높이기 위해 리스크 높은 대출에도 과감하게 나서고 있다. 가계의 일반신용대출이 대표적인 사례. 김경학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차장은 "일반신용대출금리가 급등한 것은 은행권이 신용도 낮은 사람들에게까지 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2~3군데 시중은행이 기존 방침을 바꿔 6등급까지의 신용대출 범위를 9등급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더 오를 가능성 있어=전문가들은 이달 들어서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일단락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한다.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9월 금리 상승세는 7~8월 콜금리 인상 여파로 예견됐다"며 "이달 들어선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긴 했지만 은행권의 자금수요나 물가 등을 고려하면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대출 자금 마련을 위해 계속해서 CD 및 은행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유가 및 원자재 상승 등으로 물가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어 한은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당분간은 8~9월처럼 금리가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금리 상승세가 하락 반전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7/10/29 17:52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