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간장약 질환 예방효과는 없어

오는 20일은 대한간학회가 정한 `간의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 40대 남성의 사망원인 1위는 간질환이다. 국내의 경우 300만명 이상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고 그 중 50만명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다. 서울대병원 김윤준(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 간암 발생빈도는 전체 암환자의 10%이며, 위암ㆍ자궁경부암ㆍ폐암과 함께 다빈도 질병”이라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 변관수(간질환센터) 교수는 “간질환자의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간암은 치료하기 매우 힘들며 예후도 나쁘다”면서 “간질환은 평소 특이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많은 환자들이 악화된 후 병원을 찾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ㆍ고대구로병원 전문의의 도움말로 40대 이상 남성들이 많이 복용하는 간장약에 대해 알아본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간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염려한다.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애주가라면 더욱 걱정을 하고 이들 중 상당수는 나름대로 자가진단을 내리면서 처방까지 해 간장약을 복용한다. 간건강에 관심이 높은 것은 간염ㆍ간경변증ㆍ간암 유병률이 외국에 비해 높은데다가 주변에서 간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는 주증상은 피로감과 식욕부진. 정상이라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간에 문제가 없는지 염려하는 사람도 많아 평소 생활습관과 연관을 지운다. 예를 들면 각종 악성질환의 `원인사범`으로 취급되는 담배는 간질환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흡연으로 인한 간손상은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 중에서도 심각한 간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30%에 불과하므로 술을 많이 마신다고 모두 간질환이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가진단으로 간장약을 복용하기 보다는 혈액검사 등으로 질환의 유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술 때문에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한 환자 중에는 술은 끊을 수 없으니 간이 나빠지지 않고 마실 수 있는 특별한 처방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알코올성 간질환은 절주 외 치료법은 없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간장약은 종류가 너무 다양해 전문의들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약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특효약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약들은 간기능이 정상인 사람이 먹으면 예방효과가 전혀 없으므로 예방차원에서 일부러 복용할 필요는 없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간장약을 복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간장약들은 나름대로 효능이 있지만 치료효과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어 특정 간질환의 일차 치료약물로 공인된 약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간질환이 있다고 약물을 남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만성간염ㆍ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간에 염증이 미미하고 합병증이 없다면 필요하지 않다. 정기적인 검사를 받으면서 결과에 따라 치료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첨단 신약개발에 대한 뉴스가 경쟁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가 약효 과장이나 실제 치료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많은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는데 간염이나 간경변증에 특효약이 개발되었다거나 주사한방에 간암이 완치된다는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개발단계에 있는 약물로 성급하게 치료를 원하는 것도 환자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간질환에 대한 민간요법을 물어보면 누구나 한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많다. 특정 나뭇잎이나 나무껍질ㆍ버섯ㆍ곤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민간요법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아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민간요법 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로 사용하는 양약도 종류에 따라 장기 복용하면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전문의와 충분하게 상담을 한 후 선택한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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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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