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먹거리 수입체계 정비 시급하다

최근 국내 언론을 달구고 있는 ‘중국산 불량 먹거리’ 뉴스에 대해 우려감이 앞선다. 이러다가 ‘중국산 김치 파문’이 중국과의 통상 마찰로 비화돼 실익 없는 소동으로 그치는 것은 아닌지 노파심이 들기까지 한다. 중국의 넓고 비옥한 농토를 생각하면 중국산 농산물이 ‘품질 낮은 저가품’으로만 인식되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 맛과 품질 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것이 중국 농산물임을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알고 있고 그래서 광범위하게 수입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만 유독 ‘불량’으로 낙인 찍히는 것일까. 허술한 검역 체계와 값싼 제품만을 찾는 수입상, 중국에 진출한 한국 식품가공업체의 위생불감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즉, 재료의 선별이 미흡하고 가공 및 유통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산이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보다 검역체계 강화와 수입업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안전 불감증 해소만이 국민들의 안전한 밥상을 지킬 수 있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검역체계와 부도덕한 상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적인 현지 감시체제를 구축해 안전한 먹거리 수입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저렴하고 질 좋은 원료를 들여오기 위해 현지 투자를 통해 생산 기지와 유통ㆍ가공 기지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본이 중국 현지에서 생산ㆍ가공ㆍ유통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고품질의 먹거리를 수입하고 있는 것은 좋은 벤치마킹 사례라 하겠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식품가공업체들이 담당 인력을 파견해 규격에 적합한 원료만을 수입한다면 식품안전 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양질의 바른 먹거리로 국민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치의 영문표기인 ‘kimchi’가 오는 2007년 1월1일부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니스 국제상품 분류목록’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산 김치의 안전성 때문에 낮아진 김치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김치 브랜드 관리를 통한 수출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산 김치 파문을 계기로 우리나라 대표적 식품인 김치를 저급식단의 부식으로 끌어내리지 말고 국민적 자긍심을 가지고 김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값 매기기와 질 좋은 품질로 소비하려는 국민적 의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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