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자재 블랙홀 중국 "싹쓸이 끝 안보인다"

국제 원자재 가격향방은 중국에게 물어봐야 한다. 작년말이후 국내 및 세계경제의 복병으로 부상한 원자재 가격폭등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원재료 싹슬이`에 1차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두자릿수에 육박하는 경제성장 기반 위에 서부 대개발 및 2008년 북경올림픽 등 중국의 건설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 역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연구 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 블랙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철강의 25%가 중국에서 쓰여졌다. 올해는 30%대로 높아질 전망. 중국 자신이 연간 2억톤 이상을 만들어내는 세계최대 철강 생산국중 하나지만, 개발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철광석 수입량도 연간 1억톤이 훨씬 넘는다. 중국이 세계 철광석과 철근제품을 마구 빨아들이면서 가격은 제품에 따라 최고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원자재 싹슬이는 운반선박 부족과 운임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수입수요가 워낙 크다 보니 대형선박은 중국이 사실상 독차지한데다 중국은 접안시설이 부족해 화물선박이 한번 입항하면 나오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원자재는 물론 배까지 구하기 어려워 원자재가격과 운임가격 상승의 이중고가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 구리 등 비철(非鐵) 금속류 가격도 `중국쇼크`를 맞고 있다. 연초 가격이 주춤했던 동 가격은 중국의 춘절(春節) 연휴 종료로 구매수요가 되살아나면서 톤당 50달러나 값이 뛰었다. 건설용 원자재 뿐 아니라 곡물도 상황은 마찬가지. 소맥 국제가격은 중국 구매사절단이 이달초 미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기자금이 몰리기 시작, 일주일만에 부셸(곡물단위ㆍ약 60파운드)당 7.5센트(2%)가량 값이 뛰었다. 에너지난도 한몫 급속한 경제성장과 천문학적 투자·건설수요로 중국의 전력소비는 매년 15% 가량 늘어나고 있으며 제한송전까지 실시할 만큼 에너지 부족은 심각한 상황.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 전년대비 30%나 늘어난 원유를 수입했으며, 이는 산유국들의 감산과 이라크 정정불안과 맞물려 국제유가를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끌어 올렸다. 중국의 원유소비는 2003년 기준 10.3% 증가, 전 세계 수요증가율(1.9%)의 6배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수요국 아닌 공급국으로서도 국제 원자재가격을 뒤흔들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상승은 수출국인 중국이 에너지난으로 알루미늄 공급능력이 정체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연 역시 전력난에 따른 중국의 공급능력감소로 국제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다. 가격상승 오래갈 듯 한국은행은 10일 `국제원자재가격 전망`보고서를 통해 원자재가격이 연중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중국수요가 계속 늘어나거나 중동불안이 이어진다면 현 30달러대의 고유가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중국의 고도성장과 막대한 투자가 지속되는 한 원자재가격이 꺾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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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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