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심효섭 빌츠그린대표

"쉽게 까는 바닥재로 B2C시장 진출" <BR>왕겨 원재료 조립식 합성목재… 세계 첫 제조기술 개발·특허<BR>"B2C공략 통해 성장동력 확보, 미뤘던 상장 준비도 박차"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합성목재 전문기업 빌츠그린의 심효섭 대표가 생산라인에서 완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빌츠그린은 왕겨를 이용한 합성목재로 B2C 인테리어 자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빌츠그린

"전문가가 시공해야 하는 기존 제품을 개선해 모자이크 형태로 누구나 손쉽게 조립할 수 있는 바닥재 '디자인데크'를 내놓았습니다. 조달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민간 시장을 개척해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합성목재 전문업체 빌츠그린은 지난해 매출이 40% 가까이 급감하는 아픔을 겪었다. 조달시장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지난 2009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빌츠그린이 가지고 있는 합성목재 제조기술에 대해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특허가 곧 취소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나돌자 빌츠그린의 영업활동은 크게 위축됐다. 다행히 소송에서 승리하며 재기를 노릴 수 있게 됐지만 소송이 진행되던 11개월은 회사의 존폐를 고민할 만큼 위태로웠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조용히 숨을 고르는 와중에도 빌츠그린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왕겨를 원재료로 한 합성목재 제조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하고 중소기업청의 성능인증까지 받은 것이다. 또한 민간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한 브랜드와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심효섭 빌츠그린 대표(56ㆍ사진)은 "원래 합성목재는 톱밥을 원료로 만들었지만 시장이 커지고 원자재가 부족해져 목분(木紛)을 주원료로 하고 있던 실정"이라며 "하지만 빌츠그린은 목분을 대체해 버려지는 왕겨(벼의 겉껍질)로 합성목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왕겨로 만든 합성목재의 장점은 목분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벨 필요가 없어 친환경적이라는 것. 게다가 2년 새 목분의 가격은 2배가 넘게 뛰었지만 왕겨의 가격은 안정돼 있어 원가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빌츠그린은 합성목재 바닥재브랜드 '디자인데크'를 올 들어 새롭게 선보였다. 이 제품은 바닥에 철골구조를 덧대야 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기존 제품과 달리 퍼즐을 맞추듯 조립할 수 있어 일반인들도 직접 설치를 할 수 있다. 본격적인 B2C 시장 공략이 가능해진 셈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천연목재보다 무겁다는 합성목재의 단점을 개선해 일반 소나무 수준(0.87)까지 비중을 낮춘 신제품 '소울 우드'(비중 0.85)도 내놓을 예정이다. 심 대표는 "합성목재 조달시장은 이미 경쟁사가 60여개로 늘어 사실상 공급과잉 상태"라며 "디자인테크로 B2C 시장을 공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빌츠그린은 소송으로 인한 매출 축소로 미룰 수 밖에 없었던 상장준비도 다시 재개할 계획이다. 한편 빌츠그린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협동화사업 자금 96억 원을 지원받아 강원도 원주에 협동화공장을 짓고 있다. 엔투하이텍, 동하 등 참여업체는 지난 2009년 빌츠그린이 기술이전을 해 같은 기술로 합성목재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협동화공장은 빗물을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우수(雨水)처리시스템, 지열난방을 활용한 기숙사시설, 에너지저감을 위한 옥상공원 등 환경시설을 설치한 에너지절감형으로 건설되고 있으며 오는 11월 완공과 동시에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빌츠그린은 이 곳에서 강원도 원주대학교와 산학협력체를 구성해 각종 환경시설의 에너지절감효과를 측정하는 연구를 펼칠 계획이다. 그는 "현재 협동화사업 참가 업체들은 원료배합, 품질개선 등 작업을 각자 하고 있는데 한 단지 내에서 생산라인 공유하면 원가를 15%이상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에너지절약형으로 공장을 지어 새로운 공장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친환경 건축자재 자체 브랜드로 인테리어시장 두각

■ 빌츠그린은 빌츠그린은 지난 1992년 설립돼 원주 우천농공단지에 자리잡고 있는 친환경 건축자재업체다. 지난 2009년 미래에셋투자금융에서 투자를 받고 지난해 중소기업청에서 세계 최초로 왕겨를 원재료로 한 합성목재 제조기술에 대한 성능인증을 획득하는 등 기술력과 성장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현재 빌츠그린은 왕겨와 특수 고분자 수지를 합성해 썩지 않으면서도 목재 질감을 재현한 친환경 합성목재 브랜드 '클릭우드'를 내세워 인테리어자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올들어 퍼즐처럼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는 합성목재 '디자인테크'를 내놓고 조달시장을 넘어 민간 인테리어 자재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빌츠그린의 매출액은 112억원이며 올해는 180억원까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성목재의 국내 시장규모는 약 1,200억원이며 지난 2008년 본격적으로 형성된 이래 매년 60%씩 고속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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