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09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수학능력시험과 학생부 반영비율에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또 대학의 선발 자율화 차원에서 논술 가이드라인은 폐지하되 국ㆍ영ㆍ수 중심 지필고사와 같은 본고사 형태는 되지 않게 할 방침이다.
대교협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올해 첫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차기 대교협 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두 전형 요소의 구체적 반영 범위에 대해 “큰 원칙 안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고민한다는 것”이라며 “입학처장들에게 모든 걸 위임한다”고 말했다.
대학이 (본고사 관련)약속을 파기할 경우의 제재 방침과 관련, 손 총장은 “대학의 양심을 믿고, 약속한 것을 스스로 파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필고사와 같은 본고사를 낸다면 대학 사회 자체에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교협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가 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간여를 해왔지만 대입관리 업무를 대교협이 맡도록 하는 자율화가 이뤄진 만큼 대표적인 규제로 여겨져 온 내신 비중과 논술 가이드 라인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대학 총장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논술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는 만큼 국ㆍ영ㆍ수 위주의 필답고사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교협은 자체 규정으로 돼 있는 ‘대학윤리위원회’를 정관으로 격상, 대학 스스로가 운영의 객관성과 투명성ㆍ공정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또 개별 대학의 선발 방식이 고교 교육과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대학총장ㆍ시도 교육감ㆍ고등학교장ㆍ학부모 대표 등으로 구성되는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신설,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시기와 운영은 차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논의할 방침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현 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과 차기 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을 포함해 전국 10여개 대학 총장들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