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모레-LG생건 쿠션 특허 이어 '제주산' 주도권 다툼… 탐나는 도다

"제주 청정이미지까지 모방"… 아모레 불쾌감 드러내자

"자연주의는 우리가 시초"… LG생건 더페이스샵 항변

중국인 제주 콘셉트 선호… '양보 없는 혈투' 불가피


이니스프리 ''제주 탄산 미네랄 에센스''

더페이스샵 ''제주 라인''

국내 화장품업계 쌍두마차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쿠션 화장품을 놓고 특허 공방을 진행중인데 이어 이번엔 '제주산 화장품'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쿠션에 이어 청정 제주 이미지까지 따라한다"고 불쾌함을 드러냈고, LG생건의 더페이스샵은 "자연주의 콘셉트는 애초 우리가 먼저"라며 항변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11월 청정 제주의 원료를 담은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세워 '제주 라인 11종'을 출시했다.


화산토 성분의 '제주의 흙', 화산 암반수 성분의 '제주의 물', 유채꽃·달맞이꽃 씨앗을 활용한 '제주의 씨앗', 감귤의 일종인 황금향 성분을 활용한 '제주의 열매' 등 4개 라인 11개 품목이다.

더페이스샵은 자연주의 콘셉트의 시초라는 점을 앞세워 마케팅 공세를 펼쳤고, 출시 이후 3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여세를 몰아 LG생건은 제주테크노파크와 제주 화장품 산업 및 브랜드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지난해말 '비욘드 홀레데이 인 제주 캔들'을 출시하는 등 '제주 마케팅'의 고삐를 당겼다. 아울러 연내 제주도 현지 공장과 연계한 OEM 생산, 판매를 골자로 한 기초 화장품 라인도 내놓을 예정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결코 '제주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일찍이 청정 섬 제주도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브랜드숍 후발주자임에도 높은 인지도를 쌓아 승승장구했다. 지난해엔 매출 1위 더페이스샵의 턱 밑까지 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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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는 2008년 제주 녹차를 활용한 '그린티 퓨어'라인 출시를 시작으로 화산송이, 제주 발효콩, 감귤꽃, 유채꿀 등 갖가지 제주산 원료를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었다. 지난 2일에는 일반 정제수가 아닌 제주 탄산 온천수로 만든 '제주 탄산 미네랄 라인'까지 선보였다.

특히 제주 동백마을과 공정무역 체결을 통해 땅에 떨어진 동백만 원료로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아리따운 구매'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며 제주를 기반으로 한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이미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처럼 양사가 양보없는 '제주 혈투'에 나선 이유는 브랜드숍 시장에서 자연주의 화장품이 대세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 콘셉트에 대한 강한 선호도가 제주 화장품 출시를 부채질하는 주 요인이다.

중장기적으로 해외시장에서 '자연주의'로 승부해야 하는 더페이스샵 입장으로서는 제주 마케팅이 한발 늦었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낮은 중국소비자에게 청정 섬 제주 원료로 만든 제품이라는 것 자체가 신뢰감을 준다"며 "국내외 소비자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이미지가 제주인만큼 올해 다양한 제주산 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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