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주행거리 할인 혜택 기준 너무 제한적"

소비자들 "생색내기" 불만 높아<br>손보사들 상품 내용 거의 비슷<br>거리 조작 모럴해저드 우려도


자동차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깎아주는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이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불안한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비슷한 상품구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행거리 확인 절차와 할인 대상 등을 두고 업계와 소비자들의 우려와 불만이 증폭되고 있어서다. ◇손보사별 상품구조 대동소이=2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지난주 금융감독원에 마일리지 보험상품에 대한 인가를 신청했으며 한 달 뒤에 다음달 20일부터 신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일찌감치 상품 인가를 신청한 악사다이렉트는 다음달 16일 시판할 예정이며 LIG화재와 동부화재는 다음달 20일과 21일께 각각 출시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도 올해 안에 마일리지 상품을 시판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손보사들이 내놓을 마일리지 보험은 거의 엇비슷한 상품구조를 보일 듯하다. 악사다이렉트에서 발표한 것처럼 1년간 주행거리가 5,000㎞ 이하이면 보험료의 9%를, 5,000~7,000㎞이면 5%를 각각 할인해주고 7,000㎞를 초과하면 할인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 방식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행거리 확인도 가입시에는 제휴업체를 방문하거나 보험 가입자가 직접 사진을 찍어 전송하고 최종 주행거리의 경우 제휴 업체 직원이 확인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마일리지 보험의 주요 내용은 악사에서 발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가급적 고객의 편의를 최대한 감안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적용대상 제한적 "생색내기에 불과"=하지만 보험권 일각에서는 보험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행거리 기준이 너무 제한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1대당 연간 평균 주행거리가 1만7,374㎞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업계가 파악하고 있는 연간 주행거리 7,000㎞ 이하 자동차가 전체의 26%에 머무는 데다 5,000㎞ 미만인 자동차는 13.3% 이하에 불과해 실제로 9%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운전자는 8명 중 1명에 그친다. 손보업계 일각에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약정한 주행거리보다 적게 운행한 차량에는 보험료 할인혜택을 주지만 약정거리를 초과해 운행한 차량의 보험료를 추가로 물릴 수 없으므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라는 입장이다. ◇모럴해저드 조장 우려도=주행거리를 조작하는 행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주행계 중 숫자가 돌아가는 아날로그 방식은 조작하기가 매우 쉬우며 디지털 방식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어서 모럴해저드의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보험 가입자가 주행거리를 사진으로 찍어 전송할 때도 다른 차량의 주행계를 촬영하거나 사진을 이미지 편집프로그램으로 조작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손보사는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차량에 운행정보확인장치(OBD)를 장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지만 OBD장착에 따른 비용과 번거로움을 감안할 때 실효성에는 의문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마일리지 보험의 판매 메리트가 크질 않아 서민우대 자동차보험처럼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차보험이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이름만 남는 상품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출시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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