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바닥 아니다… 1,500 초반까지 하락"

■ 국내 증시 대표적 약세론자 장세 분석<br>"고유가 →인플레·경기하락 →금융부실 가능성 우려"<br>"외국인 매도 지속…당분간 비중축소·관망 바람직"


“바닥을 거론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코스피지수는 1,500대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 중 코스피지수 1,600선이 무너진 3일 국내 증시의 대표적 약세론자로 꼽히는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이종우 HC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울한 전망을 쏟아냈다. 6일간 지속된 증시 하락으로 ‘이제 웬만큼 바닥에 다가선 것이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일축하는 잿빛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계속된 매도세에 개인까지 가세하면서 장 중 1,580포인트까지 밀리는 등 1,600선을 놓고 등락을 거듭하는 극도로 위축된 장세를 연출했다. 두 센터장은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주식 비중을 축소하거나 관망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하락장이 더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1,500 초반까지 빠진 후에 증시가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연중 최저점인 1,530포인트까지 밀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그는 올 초 급락장보다 최근 장세가 질적으로 더욱 좋지 않다는 점을 크게 걱정했다. 그는 “지난 3월 중순에는 급락장세가 단발적인 이벤트에 그쳤지만 지금은 경기하락을 반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인 증시의 펀더멘털을 깎아 먹고 있다”며 “질적으로 아주 좋지 않는 하락장세여서 4ㆍ4분기께 반등하더라도 그 탄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추가 하락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540선까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최근 증시를 옭아맨 악재가 유가 급등에서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경기하락, 그리고 나아가 금융부실로 옮아갈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과잉 유동성을 잡겠다고 나선 만큼 향후 기업들의 유동성이 나빠질 수 있다”며 “기업들의 경우 가뜩이나 장사가 안 돼 영업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데 유동성마저 줄게 되면 금융권의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유가발 인플레이션에 따른 과잉 유동성을 잡기 위해 기업대출을 줄이면 기업들의 유동성이 나빠져 금융권의 부실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중소기업들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어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증시의 급락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국내 금융부실의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낮은 단계”라며 “앞으로 주의 깊게 살펴볼 사안”이라고 조언했다. 이날까지 19일째 순매도를 지속한 외국인투자가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관측했다. 이 센터장은 “외국인들의 경우 우리 증시만 파는 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당분간 매도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 역시 “외국인들은 고유가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곳을 아시아 지역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최근 베트남 등의 경제위기가 아시아 국가로 전염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짧은 기간에 매수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두 센터장은 현재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관망하거나 비중을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매수 타이밍은 유가와 함께 물가 하락세가 확인된 이후로 잡는 게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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