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계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다음 희생자가 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서브프라임 위기가 주택가격과 증시에 타격을 가하면서 미국인의 구매력을 위축시켜 차 판매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CNN머니는 22일 차량 구입 대기자들이 구입 시기를 늦추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자동차 판매는 지난 7월 130만8,781대에 불과, 전년대비 19%나 하락했고 8월에도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NN머니는 “모기지 충격의 다음 희생자는 자동차 업계”라면서 “가뜩이나 차 판매 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격은 미국 ‘빅 3’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도요타와 혼다 등 해외 메이커들도 7월의 미국 시장 판매가 한해 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자동차 구매성향 전문조사기관인 CNW 리서치의 8월 조사에 따르면 잠재고객의 13.6%가 차량 구입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의 경우 10.1%였다. 차량 구입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이유로는 1위가 주택관련 문제(17.6%)였고 이외에 주가 하락(11%), 개인신용(10.7%), 소비지출의 증가(6%), 휘발유값 상승(5%) 순으로 나타났다. CNW 리서치의 아트 스피넬라 사장은 “자동차 판매와 관련,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 주택 문제는 소비자들이 차량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2년 전 CNW 조사에서는 주택 관련 문제의 비중이 2.3%에 불과했고 개인신용은 5%, 휘발유값은 3%였다. 자동차업계의 노력도 없지는 않다. 제너럴모터스(GM)을 비롯한 미 차업계는 캐시백 조건을 올리거나 다른 구매 유인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GM의 존 맥도날드 대변인은 “현재의 모기지나 주택경기 침체 때문에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 자동차 회사의 임원은 “미국 자동차 업계는 더 높은 인센티브 정책으로 판매 부진을 감추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 문제는 심리적 안정감의 척도”라면서 “만일 8월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다면 그것은 인센티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JD 파워 앤 어소시에이츠의 봅 쉬노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차는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일 것인지에 대한 가장 좋은 지표다. 연말에는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