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5.24개각/경제팀 색깔.과제] 안정성장속 개혁마무리 중책

「풍랑은 넘어섰다. 이제 목표를 향해 순항하는 항로작업만 남았을 뿐이다」제2기 경제팀에게 맡겨진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제 막 외환위기의 풍랑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한국경제호(號)의 새 조타수로서 더욱 강도높고 지속적인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소임을 부여받은 것이다. 새 경제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혁에 대한 최고통치자의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강봉균(康奉均) 재경- 진념(陳稔) 기획예산처-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 전윤철(田允喆) 공정위원장-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내정) 등 5인을 핵심 라인으로 구축, 확실한 개혁 마무리작업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강봉균(康奉均) 신임 재경부장관은 국민의 정부 취임 이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을 거치면서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등 기업구조조정 전반에 걸쳐 강력한 개혁성향을 보여온 인물. 여기에 개혁초기 금융·기업·공공부문 개혁을 주도해 온 금감위 공정위 기획위등 3개위원회 위원장을 유임시켜 개혁을 위한 정책당국의 발걸음은 한결 탄력을 받게 됐다. 한마디로 단기 위기극복에 주력했던 1기 경제팀과 달리 2기 경제팀의 과제는 구조조정 완결을 통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거시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일에 촛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책과제= 새 경제팀은 우선 금융, 기업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수행하는 동시에 신화지속적인 경기회복 신화실업난 해결 신화사회갈등구조 완화 등 경제성장 기반 조성을 위해 풀어야 할 만만치 않은 난제들을 떠안고 있다. 청와대측이 개각의 배경에 대해 『철저한 개혁을 통해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고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구상』이라고 밝힌 것도 새 경제팀이 풀어야 할 과제의 일단을 보여준다. 이에따라 康재경 - 陳稔기획예산 - 李금융감독위원장의 이른바 「빅3」체제로 진용을 갖춘 이번 경제팀은 급속한 경기회복 여파로 이완기미를 보이고 있는 기업·금융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중장기 경제개혁을 위한 청사진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간의 개혁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과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이 유임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개혁작업 전반을 조정해왔던 康장관이 전면으로 부상함에 따라 정부의 개혁기조는 오히려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제팀 구성= 한마디로 과거 경제기획원(EPB) 라인의 화려한 컴백으로 요약된다. 康재경과 陳기획예산처장관에 이어 이기호(李起浩) 전 노동부장관의 청와대 경제수석 기용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EPB 멤버들이 사실상 경제정책 라인을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기업구조조정의 전위역할을 맡고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도 EPB 출신으로 위세를 더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제각료의 상당부분을 과거 EPB 출신들이 차지했다는 사실은 현재의 개혁정책 기조에 비추어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EPB 특유의 독창성과 추진력을 토대로 현 경제난국을 풀어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예상되는 문제점= 최근 조직개편 과정을 거치면서 재정경제부의 정책조정기능이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재경부장관은 신설되는 경제정책조정회의의 의장직을 맡아 사실상 경제정책전반을 총괄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재경부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예산청을 기획예산처에, 금융감독 및 인·허가권은 금감위에, 외자유치기능은 산업자원부에 각각 이관시킴에 따라 정책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이에따라 재경부장관은 경륜과 덕망으로 다른 경제부처 장관들을 이끌어 갈 사람이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 온게 사실. 이런 상황에서 행시 6회 출신인 康수석이 일부 선배들을 제치고 수석부처의 장을 맡음에 따라 장유유서의 우리 사회 통념상 재경부의 원만한 정책조정기능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진념(陳稔)장관은 고시 행정과 13회로 대선배인데다 재벌개혁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도 행시 4회로 각각 康장관보다 고시 선배여서 정책조정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석 기자 J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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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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