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같은 현상은 다른 협력업체들에도 확산될 조짐이어서 정부가 사태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다음주부터 대우 주력계열사들의 생산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더구나 대우 주력사들은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어서 대우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출물량 감소는 물론 국가 대외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다수 은행들이 대우발행 어음과 인수도어음(DA) 결제를 기피해 대우와 협력업체들이 연쇄적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몰리자 일부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들이 대우에 부품공급을 중단한 데 이어 대우 주력협력업체들조차 다음주부터 부품공급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 협력업체인 K공사의 L사장은 『대우에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공멸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이제는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우 계열사들은 거액의 신용장을 받아놓고도 수출은 커녕 생산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 영업기반마저 붕괴될 상황에 직면했다.
대우전자는 미국의 컴팩·휼렛패커드 등과 장기 수출계약을 맺은 PC 모니터의 경우 필수부품인 컬러디스플레이관(CDT)의 공급이 끊겨 당장 선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우전자는 현재 수출을 하고도 은행이 DA결제를 기피, 대금을 3억5,000만~4억달러나 회수하지 못해 자금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대우자동차도 지금까지는 별다른 어려움없이 공장을 가동시켰으나 협력업체가 어음할인을 계속 거부하면 조만간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대우중공업 조선 부문은 올들어 수주물량이 5억2,000만달러에 불과, 상반기 목표액 11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우중공업 관계자는 『금융조건이 악화돼 최근 스페인 LNG선 수주에서도 탈락하는 등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우 관계자는 『볼트·너트 하나도 제품생산에 꼭 필요한 상황에서 부품이 공급되지 않으면 생산중단은 불가피하다』며 『최소한 대우의 DA만 결제돼도 대우의 자금난은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진갑기자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