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들이 잇달아 특가 항공권을 내놓고 있다. 외국계 저가항공사 취항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9일 6ㆍ7월 김포~제주 노선 편도 항공권을 최저 9,900원에 선보였다. 앞서 국내의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8일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 신규 취항을 기념해 500원짜리 프로모션 특가 항공권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나온 항공권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이다. 항공권 가격은 어느 정도까지 낮아질 수 있는 것일까.
19일 항공업계 관계자는 "특가로 제공되는 좌석 수가 한정돼 있고 좌석 수요에 따라 항공편마다 특가 좌석 수를 유동적으로 조절한다"며 "항공사들이 그렇게까지 하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0원이나 음의 가격의 항공권이 프로모션 차원에서 나올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항공권의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가격만으로 불공정행위로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며 "특가항공권을 판매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해야 할 문제인데다 소비자들이 그로 인한 선택이 폭이 다양해지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현재 가격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규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특가항공권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2월15일에는 이스타항공이 일찌감치 항공권을 예약하려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얼리버드 특가 행사로 각종 포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누적 탑승객 수 500만명 돌파, 취항 1주년, 얼리버드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특가 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다.
특가항공권의 판매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찜'이라는 통합프로모션 브랜드를 상시 운영함으로써 각종 할인특가와 프로모션 등을 모아 판매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7일부터 평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한 시간 동안 통상운임 대비 최대 74% 할인된 가격에 선착순 판매를 하는 '타임 핫세일'을 진행했다.
그러나 특가항공권이 항공사의 얄팍한 상술에 지나지 않다는 관점도 있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특가항공권의 좌석 수가 극히 제한적일 뿐 아니라 특별가격에는 공항이용료와 유류할증료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500원짜리 도쿄 나리타행 특가항공권의 경우 공항이용료와 유류할증료를 포함한 총액운임은 10만9,6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