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가 미국 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에서 막판 뚝심을 발휘하며 중위권으로 뛰어 올랐다. 채드 캠벨(미국)이 `올스타전` 격의 특급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는 감격을 누렸고 비제이 싱(피지)은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경주는 10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골프장(파71ㆍ6,98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의 선전을 펼쳐 4라운드 합계 1언더파 283타를 기록, 전날 공동26위에서 공동19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공동9위에 올랐던 지난해 성적에는 못 미쳤지만 최경주는 PGA투어 최고 선수 30명만 겨루는 빅 매치에 2년 연속 출전하고 중위권에 랭크되면서 정상급 선수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상금 11만2,500달러를 보탠 그는 199만9,663달러로 시즌을 마감, 337달러 차로 아쉽게 200만달러를 돌파하지는 못했다.
우승컵은 투어 3년차의 캠벨에게 돌아갔다. 캠벨은 3라운드에서 무려 10타를 줄여 선두로 나선 데 이어 이날 3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2001년 데뷔 이후 우승 경험이 없고 올 시즌 준우승 3차례를 거둔 캠벨은 이로써 17년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첫번째 선수가 됐다. 우승상금은 108만달러.
한편 싱은 공동5위(합계 8언더 276타)에 오르면서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2만8,000달러를 더한 싱은 757만달러로 상금 레이스 1위를 지켰고 우승을 해야만 역전을 기대할 수 있었던 우즈는 공동26위(285타)로 내려 앉으면서 667만달러에 그쳐 지난 4년간 독차지해온 상금왕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싱은 상금왕 등극으로 `올해의 선수상`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싱은 “올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고 결국 내가 원하던 것을 이뤄냈다”며 올해의 선수상 수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우즈도 “월드골프챔피언십 2승을 포함해 5승을 거뒀고 시즌 평균 최소타 1위에 올랐으며 113개 대회 연속 컷 통과 타이기록을 세운 내가 상을 받지 못한다면 나 자신도 놀랄 것”이라며 5년 연속 수상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올해의 선수상 선정 투표는 11일 실시된다.
● PGA 투어 공식대회 마친 최경주
“100점 만점에 90점을 줄 만큼 만족스럽다.”
10일 투어챔피언십을 끝으로 미국 PGA투어 2003년 시즌 공식 대회를 모두 마친 최경주는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작년보다 나았다”고 올해를 자평했다. 최경주는 앞으로 국가대항전인 EMC월드컵(14~17일)과 미국 대 세계대표팀 경기인 프레지던츠컵(21~24일)에 잇따라 출전하는 등 `챌린지시즌`에 돌입한다.
-시즌을 마감한 소감은 ▲“공식 투어 대회는 모두 끝났지만 월드컵 등 출전해야 할 대회가 남아 있어 한해를 마감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올해 우승은 못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작년보다 좋으며 특히 경기력에서 눈에 띌만한 향상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향상된 점은 ▲“스윙 개조의 성과로 비거리가 늘었고 아이언 샷 정확도도 좋아졌다. 심리적으로도 안정됐다. 분위기가 내쪽으로 돌아서는 느낌이다.”
보완해야 할 점은 없나 ▲“퍼팅을 포함한 쇼트게임은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아직 정확도 등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월드컵에 나가는데 ▲“작년에 공동3위를 했는데 올해도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노력하겠다. 좀 무리한 일정이지만 내가 월드컵에 나가지 않으면 한국이 예선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겠다.”
-3년 이내 메이저대회 우승 목표는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꾸준히 성적을 내면서 그 때를 기다리겠다.”
-내년 시즌 목표는 ▲“뭔가 정해놓는 편이 아니다. 굳이 목표라면 올해보다 나은 해가 되기를 바란다.”
※ 최경주 2003 시즌 주요 기록
▲상금=199만9,663달러(30위)
▲평균 타수=70.35타(34위)
▲드라이버 샷 거리=294.7야드(30위)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적중률=61.8%(153위)
▲아이언 샷 그린 안착률=66.7%(66위)
▲라운드당 퍼팅 수=29.44개(149위)
▲톱10 입상 횟수=6회(25위)
▲생애 총상금=531만642달러(96위)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