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로 추가 대손충당금 부담을 안게 된 하나은행이 정부에 합병한 서울은행에 대한 지분매입 일정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조흥은행 협상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정부보유 은행주식의 매각일정을 미룰 수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재정경제부에 다음달 2일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서울은행 지분의 10%를 추가매입 해야 하는 계약일정을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SK글로벌, 소비자금융 등 어려운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닌 상황에서 정부 쪽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매각일정 변경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한 문제이고 계약에 이미 명시된 사항인 만큼 하나은행은 예정대로 예보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위해 공자위 전체회의를 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당초 일정대로라면 지난해 12월 1차로 예보지분 10%를 매입하고 지난 3월 20%를 사들인 데 이어 오는 6월, 9월, 12월에 10%씩을 더 매입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일 610만8,000주(1,150억원)를 시간 외 대량매매로 사들여야 한다.
매입시점이 늦어질 경우 하나은행은 약정에 따라 `1년 만기 후순위채 유통수익률+1%`의 지연이자를 매일 물어야 한다. 예보 관계자는 “지연이자를 무는 것은 우량한 하나은행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