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시대 알짜기업] 하나은행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내 금융기관 중 가장 잘 나가는 은행이 하나은행(행장 김승유)이다.하나은행은 지난해 1,1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97년의 435억원에 비하면 100% 이상 늘어난 것. 업무이익도 97년의 1,500억원에서 4,152억원으로 4배 이상 불었다. 이처럼 높은 영업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알찬 영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한보·삼미·기아·진로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부도를 냈을 때 다른 시중은행들은 엄청난 규모의 대출 부실화로 몸살을 앓았지만 하나은행만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보람은행과 합병한 뒤 더욱 강고한 조직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외국은행과의 경쟁에 대비하는 동시에 여전히 불투명한 경제상황에 맞추어 평균 150%의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 또 여신자산 관리를 위해 리스크관리본부를 신설, 대출 부실화를 예방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우량화는 끊임없는 내부개혁에 따른 결과다. 하나은행의 개혁작업은 단순히 내부 경영전략의 방향전환 뿐 아니라 은행 전체의 엄청난 외형규모 확대를 동반했다는데 의미를 가진다. 여기에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1억5,2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 은행의 내실을 기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지난해 6월29일 충청은행 인수(10월1일 충청하나은행 출범)를 시작으로 탄력이 붙기 시작한 하나은행의 「덩치키우기 작업」은 같은 후발은행인 보람은행과의 합병논의가 일면서 본격화했다. 3개월여간의 진통끝에 지난해 9월8일 합병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하나은행은 이제 충청은행을 포함, 총자산이 51조원을 넘는 「대형은행」 대열에 끼게 됐다. 여기에 2005년에는 총자산 163조원에 당기순이익 2조1,000억원의 명실상부한 「선도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 하나은행은 특히 합병을 통해 올해동안 1,200억원 이상의 현금유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00년 이후에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익증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강력한 내부 개혁작업이 선행된다. 부동산 매각과 40~50개의 점포통합을 통해 1,200억~1,400억원의 현금을 유입하는 것을 비롯, 인건비와 전산비용 절감 등을 통해 1,000억원의 수익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IFC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데 이어 최근에는 신디케이션(차관단) 방식을 통해 도이치방크 등으로부터 3,000만달러를 신규 차입해내는데 성공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도 3억달러 가량을 추가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말 10.76%였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오는 2002년에는 19.68%까지 끌어올려 외형과 내실, 양측면 모두 명실상부한 선진국 수준의 은행으로 키우겠다는게 은행 경영진들의 포부다. 【한상복 기자】 이렇게 해냈다... 하나은행 金勝猷행장 하나은행의 부실여신이 적은 것은 다른 은행보다 앞서 자구노력을 기울인데 따른 결과다. 하나은행은 대출심사에서도 현금흐름 및 부채비율, 사업성 들을 따져 담보위주가 아닌 철저한 원칙주의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은 76%에 달하고 있다. 자산구조도 주식 위주가 아닌 채권 위주로 운용을 하고 있다. 국내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고수익을 노리고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동남아 등 이머징 마켓에 달려갔을 때도 하나은행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팀장 위주의 조직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팀장간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리스크가 높은 투자는 당연히 회피하게 된다. 또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일하려는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일찌감치 연봉제와 사업부제 등의 도입을 추진해왔다. 장기적으로 보험과 뮤추얼펀드 등 새로운 영역에도 도전, 2005년께는 국내 최우량 종합 자산관리기관으로 거듭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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