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민족간 유혈분규로 `발칸반도의 화약고`로 불렸던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건국 86년만에 역사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유고슬라비아 연방 상ㆍ하원은 4일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로 구성된 연방의 해체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헌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새 헌법안에 따르면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는 향후 3년내 완전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되며, 그전까지는 국방ㆍ외교 정책은 공유하지만 경제ㆍ통화ㆍ관세 제도는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2개의 준독립 국가 연합 형태가 된다.
국가명은 유고슬라비아 연방이란 이름을 버리고 세르비아ㆍ몬테네그로 국가연합이란 새 이름을 사용할 예정이며, 완전 독립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세르비아의 현 수도인 베오그라드가 한시적으로 공동 수도 역할을 할 예정이다.
6개 민족국가로 구성됐던 유고 연방은 지난 91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 4개국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해체되기 시작했다. 이어 다음해인 92년 나머지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가 신유고 연방을 결성, 명맥을 유지해오던 유고 연방은 이번에 두 민족국가 마저 분리되면서 1918년 건국된 지 86년만에 완전히 해체됐다.
개별국가의 독립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세르비아가 91년 슬로베니아를 침공하면서 유고 내전이 시작됐고, 이는 98년 코소보 사태로 이어지면서 민족간 유혈분쟁의 상징이 돼 왔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