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조금 더… 조금 더" 너무 돈만 좇으면 '자신'조차 잃는다

■ 돈이란 무엇인가<br>(데이비드 크루거·존 데이비드 만 지음, 시아출판사 펴냄)




"고상한 사람들에게 돈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섹스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상한 척하며 모순과 위선이 가득한 태도로 답할 것이다." 심리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1913년에 남긴 남긴 말이다. 그뒤 100여년이 지났지만 돈은 여전히 우리에게 금단의 영역이다. 주변 사람에게 연봉을 물어보거나 현재 빚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는 행위에 대한 반응은 부정적이다. 이 책은 재테크가 아니라 돈의 본질에 대해 짚어본다. 저자는 오랜 시간 정신분석학 의사로 일해온 경험을 통해 사람과 돈의 관계, 돈이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들여다본다. "캘리포니아에서 선박이 난파됐을 때 금괴 100kg을 넣은 주머니를 몸에 묶은 채 해저에 가라앉아 죽은 승객 한 명이 발견됐다. 그가 금괴의 주인이었을까, 금괴가 그의 주인이었을까." 1860년 사회사상가 존 러스킨은 이렇게 인간의 돈에 대한 탐욕을 빗댔다. 현대인에게 돈은 때로 위태위태한 관계를 묶어주는 일종의 접착제 역할도 한다. 브리타니는 강박적 충동 쇼핑증상을 가졌다. 그녀의 경우 사람들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강박적 쇼핑충동에 작용했다. 그녀는 4살 때 부모님이 이혼했고 양쪽 집을 오가며 지내다 외삼촌ㆍ고모ㆍ할머니ㆍ외할머니 집을 전전해야 됐다. 브리타니는 감정을 교환하는 매개체로 돈을 사용하는 법을 배웠다. 그녀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땐 매번 그녀의 어머니가 옷을 사줬고 그녀는 어떻게 해야 아버지에게 돈을 탈 수 있는 지도 잘 알고 있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조금만 더." 당시 세계 최고 부자였던 록펠러는 "얼마를 더 벌어야 만족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인은 생계에 열중한 나머지 사람다운 생활은 잊고 있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주당 60시간은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으며 캐다나 인구의 3분의 1은 스스로 일 중독자라고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을 통해서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고 일 없이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돈을& 갖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돈을& 경멸하기도& 하고& 장남삼아& 돈에& 손을& 대보기도& 한다&. 또& 돈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상을& 주거나& 자신을& 벌하기도& 한다&. 결국& 사람들은& 돈의& 힘을& 믿게& 되면서& 어느새& 돈의& 지배를& 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돈에& 대한& 애착으로& 너무& 돈을& 좇다보면& 자신을& 잃게& 된다는& 데& 있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명성, 영업실적, 자식의 성적, 가족의 가치를 평가기준으로 삼은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주인공 윌리 로먼은 모든 항목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자신의 가치는 생명보험금뿐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저자는 현대인에게 돈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출하라고 조언하며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을 권한다.& 또 우리가 돈에 질질 끌려 다닐 것이 아니라 행복한 인생을 누리기 위해 어떻게 살면 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1만4,5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