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세금부담 없이 언제든 새차이용 가능자동차는 현대인의 필수품이지만 정비를 비롯한 유지관리는 늘 머리를 아프게 한다. 또 새로운 모델이 선보일 때 마다 마음이 설렌다.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바로 '자동차리스(Auto Lease)'가 정답이다.
자동차리스를 사용하면 한번에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새 차를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의 것처럼 차를 마음대로 사용하되 소유권은 캐피탈회사 같은 금융회사가 행사하는 상품이 바로 자동차리스다.
자동차리스는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나눠진다. 금융리스는 고객이 차량 유지 및 관리를 직접 해결하는 데 반해 운용리스는 차량 구입에서 세금과 보험료 납부, 차량 정비는 물론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했을 때의 처리까지 토털서비스를 제공받는 게 특징이다.
운용리스를 이용하면 차량 수리에 시간이 걸릴 경우 렌터카를 무료로 빌려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자동차리스'라고 하면 운용리스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인기가 높고 이용자가 많다는 얘기다.
운용리스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해 7월. 현대캐피털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불과 1년도 안돼 운용리스가 자동차리스의 대명사처럼 인식된 것은 그 편리함 때문이다. 이용자는 월 일정액의 리스료와 기름값만 부담하면 된다.
운용리스는 장기 렌터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비용면에서 운용리스는 렌터카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랜저 XG(Q25)'급의 차량이라면 하루 임대(렌털) 비용이 약 15만원선으로 한 달이면 무려 450만원에 달한다.
물론 장기 렌터카의 경우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게 보통이지만 그래도 350만원은 넘는다. 반면 자동차리스로 동급의 차량을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은 월 68만원~81만원선. 게다가 차량 번호판에 '허'자(字)가 들어가는 렌터카와 달리 누가 봐도 '빌려서 쓰는 차'라는 표시도 나지 않는다.
언제나 새차를 몰 수 있다는 것도 운용리스의 또 다른 매력이다. 운용리스의 계약기간은 통상 3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마음에 드는 새 차를 얼마든지 고를 수 있다.
외국계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한진(32세)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차량을 바꾸는 통에 지출이 적지 않았다"며 "자동차리스를 이용하고부터는 이런 걱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자동차 리스에 관한 한 고객들이 갖는 선택의 폭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캐피탈회사들이 앞 다투어 새로운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료가 저렴한 저가형 상품에서 정비ㆍ세금ㆍ보험료ㆍ정비ㆍ차량관리 등의 기능에서 고객이 원하는 부문만 조합하는 맞춤형 상품도 등장했다.
현대캐피털의 '저스트드라이브 Ⅱ'의 경우 기존 상품의 토털서비스 기능에서 정비 부문만 제외시켜 리스료를 낮춘 상품. 자가 정비가 가능하거나 기본 정비를 자동차 판매사에서 대행해주는 운전자에게 적합하다.
앞으로 자동차리스의 상품은 더욱 다양해지고 서비스의 질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리스 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 삼성캐피탈, LG카드 등 후발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현대캐피탈의 독주체제가 치열한 경쟁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기존 사업자인 산은캐피탈도 올해 영업목표를 지난해 실적(95억원)의 10배가 넘는 규모(1,000억원)로 잡았다. 삼성카드와 한미캐피탈도 대상 차종과 상품을 늘려 나가며 적극적인 영업을 펼칠 기세다. 고객 입장에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리스 업계는 올해 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의 1,2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무려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년 뒤에는 연간 시장규모가 1조원 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된다. 현대캐피털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신규 리스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목표가 충분히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생활습관과 의식구조의 변화도 자동차리스의 확산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분위기가 가족보다는 개인 중심으로 변하고 '소유보다는 이용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자동차리스는 가장 보편적인 차량 이용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