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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시민들 "가슴이 너무 아프다"
■ 시민·네티즌 반응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일이…" 휴일 국민들 경악"우리 사회가 다 함께 책임져야 할 일"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시민들이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소식에 관한 뉴스를 들으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신강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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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에 전해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비보에 시민과 네티즌ㆍ학계 등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며 큰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김모(30)씨는 "(노 전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나고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모범을 보여줬다"며 "세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한 것 같다"며 애도했다. 주부 박모(52)씨도 "역대 대통령의 말로는 항상 씁쓸했지만 이번 소식은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 사건에 버금갈 만큼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 이정관(50)씨는 "그렇게 건강하게 지내던 사람이 숨졌다니 믿을 수 없다"며 사망 소식에 심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직장인 윤효정(26.여)씨는 "갑자기 사망했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믿음이 갔던 분인데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시민들은 자살 기도설 등 사망 경위에 큰 관심을 보이며 검찰의 수사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햇다. 변호사 신모(29)씨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마음이 안 좋다"며 "만약 자살이라면 박연차 게이트 때문에 많이 부끄러웠나 보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5)씨도 "자살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며 "하지만 자살이라면 전직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통을 받았다는 점에서 검찰이나 언론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임지영(32.여)씨도 "처음 있는 일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확한 사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자살했다면 검찰은 물론 우리 사회가 다함께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네티즌들 역시 포털과 커뮤니티 등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사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이라며 애도의 글을 잇따라 올렸다.
다음 아고라에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비는 추모 서명이 진행되면서 불과 2시간만에 약 1만7,000명의 네티즌이 헌화를 마치고 고인을 애도했다. 헌화에 참여한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누가 당신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 지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라며 애도를 표시했다.
토론 코너에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충격을 나타내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닉네임 'SYS-315'는 "(노 전대통령은)개인적으로 국민들을 위해 열심히 하려고 했고 노력했던 분이지만 일을 하려는 과정에서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은 것 같다"며 "너무 안타까운 일이고 삼가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또 네티즌 '세무아'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날이 아닌 살아내는 날"이라며 "충격을 넘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네이버에도 뉴스 댓글과 블로그 등을 통해 노 전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 'AKPLAZA'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대한민국의 슬픔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역사상, 전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는 부분에 대해 할말을 잃었다"라며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겼다"고 말했다.
닉네임 '조대리'도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라며 "박연차 사건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시점에서 노 전대통령의 서거 소속은 정말 충격"이라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학계에서는 이번 일을 '한국 정치의 비극'으로 표현했다. 박효종 서울대 국민윤리 교수는 "노 대통령이 한국 정치에 이바지한 부분이 있는데, 그러한 사실을 제대로 평가 받기도 전에 그와 같은 비극적인 결정을 했다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도 이번 비극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퇴임 후 전직 대통령이 직면하는 '비극'은 다른 대통령에게도 공통적인 일이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너무 안타깝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또 한 번 불행이 닥쳤다"며 "소수자로 출범한 노무현 정부가 새로운 구상을 하고 출범했으나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한 채 결국 비극을 맞이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 나라가 아주 시끄러워질 것이며 향후 정국과 맞물려 엄청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이 너무 압박을 가한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들은 이념적 성향을 떠나 한목소리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충격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근용 참여연대 사법감시팀장은 "충격적이고 슬픈 날이다. 일부 과오도 있겠지만 노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민주화나 정치ㆍ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점을 모두 기억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단체인 자유청년연대의 최용호 대표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고 깊이 애도한다"고 했으며, 최진학 뉴라이트전국연합 정책실장도 "고인의 죽음에 비통한 심정을 누를 수 없다"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시민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진보성향 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검찰과 정부를 비난했다. 장대현 한국진보연대 대변인은 "검찰이 수사를 할 때 친정권 성향 인사보다 노 전 대통령 측에 훨씬 가혹했던 측면이 있다"며 "정부와 검찰을 강력히 규탄하며 깊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용호 자유청년연대 대표는 "일부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죽음을 택했다고 하는데 확실한 사실을 갖고 수사를 한 검찰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때문에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중단돼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근용 참여연대 팀장은 "이번 일로 해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전 정권이나 현 정권의 실세를 상대로 한 로비를 벌인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절대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盧 전 대통령 영정 본 분양소로 이동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盧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이 본 분향소로 옮겨졌다.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영정을 앞에서 들고 뒤로 아들 건호 씨와 가족들이 따랐다./ 김해= 한국아이닷컴 고광홍기자 kkh@hankooki.com kkh@hankooki.com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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