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는 20일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상향조정하면서도소비와 투자 전망을 하향조정함으로써 한국 경제에 수출과 내수의 괴리가벌어지는 불균형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무역흑자 확대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2월에 제시했던 5.3%보다 높은 5.5%로 상향조정하고, 이례적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1ㆍ4분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5%에 이르지만, 내수부문의 침첼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GDP의 6%에 달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는 지금 균형 상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KDI의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이 작년 12월 내놓았던 5.2%, 삼성경제연구소의 4.3%, LG경제연구원의 5.1%에 비해 높은 것이다.
세계 은행도 이날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1%에서 5.3%로 소폭 상향조정했다.
KDI는 수출 호황으로 경상수지 흑자 예상치를 당초 연간 74억달러에서 166억달러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에는 수출이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5%대 후반,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5%대 초반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그러나 총소비와 총고정투자 증가율을 각각 3.2%와 3.9%로 전망, 작 년 12월 전망치인 4.2%와 5.4%에 비해 크게 하향 조정했다. 특히 민간소비 증가율은 4.5%에서 3.3%, 설비투자 증가율은 9.8%에서 8.5%, 건설투자 증가율은 2.1%에서 1.1%로 각각 내려 잡아 내수 위축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1ㆍ4분기 GDP와 총소비간 격차가 4.7%포인트로 지난해 연간의 3.6%포인트보다 오히려 벌어져 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음을 보여줬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팀장은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우리 거시경제가 균형적 상황이 아님을 의미한다”며 “어디선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DI는 특히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당초 전망치인 2.8%보다 높은 3.1%로 올려 잡고, “수입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 활황에 따 라 총수요압력이 증가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점차 높 여 나가 한다”고 권고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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