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전직원의 10%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인텔이 연말까지 7,500명, 내년에 추가로 3,000명을 줄여 총 1만5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정리해고 규모는 인텔 직원(10만2,500명)의 10%에 해당한다. 이는 인텔이 지난 1985년 메모리칩 사업부를 정리한 이후 21년래 최대규모다.
인텔의 폴 오텔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을 내리기가 매우 힘들었지만 인텔이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몇 년 안에 효율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인텔 측은 구조조정으로 오는 2008년까지 총 30억달러(약 2조8,7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금 정산 등에 드는 비용은 2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인 스티플 니콜러스의 코디 어크리 분석가는 "인텔이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구조조정으로) 젊은 인재들이 더 많이 등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최근 반도체업계 2위 기업인 AMD와의 경쟁에 시달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ㆍ4분기에 AMD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6% 포인트 증가한 22%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인텔은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나 떨어져 4년래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연간 순익도 지난 해에 비해 45%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