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하원 초선의원 등 22% "사무실이 숙소"


올해 미국 하원에 새로 입성한 의원들 가운데 사무실에서 자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미 CBS 인터넷판이 22일(현지시각)일 보도했다. CBS의 조사에 따르면 중간에 낙선 경험이 있는 재선 의원을 포함, 올해 새로 하원에 들어온 의원 96명 가운데 22%(21명)가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하원에 들어온 공화당 의원 87명 중 19명, 민주당 의원 9명 중 2명이 사무실 자취족이다. 모두 남성이며 연령은 37~59세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에어 매트리스나 간이침대, 긴 소파 등에서 잔다. 의원들이 이처럼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경제적인 이유다. 대학 입학을 앞둔 고교생 자녀 3명을 둔 폴 고사르(공화ㆍ애리조나) 의원은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면 연간 2만달러의 임대료ㆍ주차료 등을 절약하고 업무에 집중하기도 좋다. 밤에 일ㆍ독서를 하거나 의원전용 시설에서 운동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회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 있어 주중에 업무를 소화하면서 집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지만 사무실에서 먹고 자면 통근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유권자들에게 열심히 일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효과도 있다. 팀 월버그(공화ㆍ미시간) 의원은 "교통난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선거구민들에게 ‘난 당신들을 위해 하루 24시간 사무실에 있다’고 농담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무실엔 튼튼한 에어 매트리스와 함께 선거구에 본사를 둔 켈로그의 시리얼도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그는 각종 요리기구ㆍ그릇 등도 갖추고 있다.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씻는 것이 불편한데다 일터에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돈과 시간을 아끼려는 의원들 사이에선 앞으로도 이 같은 문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자취족인 마이크 킹리(민주ㆍ일리노이) 의원은 "리츠칼튼 호텔이나 싸구려 모텔이나 잠들면 다 비슷하다"며 "나에겐 사무실이 호화 주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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