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사업에서 철수해 관련 제품의 생산·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7억원까지 급감하면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았으며 이어 내부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해왔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기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 PC전원모듈(파워서플라이) 등을 포함한 비주력 사업의 분사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26일 경영위원회를 열고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HDD 모터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HDD는 둥근 하드디스크를 회전시켜 데이터를 읽고 저장하는 PC의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2년 세계2위 HDD 모터 업체인 일본 알파테크놀로지를 1,500억원에 인수하며 관련 사업에 투자해왔으나 최근 저장용량이 크고 속도가 빠른 낸드플래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인기를 얻으며 사실상 이 부품을 사양제품군으로 분류돼왔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HDD모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초 HDD사업팀을 별도 분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시장 환경이 급속히 악화해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HDD모터 사업에서 그동안 1,000억원의 누적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기의 HDD모터 생산법인은 일본·태국·중국 세 곳에 나뉘어 있으며 이 회사는 이 가운데 태국과 중국 생산법인에 대해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법인은 고용 인원이 많지 않아 6월 말로 정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국내에는 연구개발(R&D)센터만 있다.
한편 삼성전기는 회사의 핵심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모듈, 패키지용 기판 등을 제외한 파워서플라이 등 비핵심사업은 모두 분사해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최종 분사 계획안을 조율하고 있다. 해당 제품의 전문가인 임직원에게 사업부 일부를 떼어내 맡기면 삼성은 조직을 효율화하고 종업원들은 분리된 회사를 키워나갈 수 있어 '윈윈'이 된다는 게 삼성전기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