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형사4부(정진영 부장검사)는 30일 수십만명의 고객 신용정보를 자사 영업사원들에게 누설해 대출영업을 하도록 한 혐의(신용정보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삼성생명 법인과 정승교(48) 자산운용본부 융자팀장을 각각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삼성생명은 지난해 2월 중순께 '삼성생명보험 보험가입자로서 타금융기관에서 2,000만원 이상 대출 받은 아파트거주자'에 대한 총 30여만명의 개인신용정보 자료를 만든 뒤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산하 지역단체에 송부, 소속 지점 및 영업소가 해당 보험설계사에게 배포하도록 함으로써 개인신용정보를 불법 이용한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신용정보이용 및 보호법상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고객의 대출요청이 없었는데도 임의로 고객의 신용상태를 파악, 설계사들에게 배포한 점은 불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 피해자 17명은 지난 4월 삼성생명을 상대로 1인당 2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참여연대 측은 "이번 벌금형은 금융기관 등에서 관행화 돼 있는 개인 신용정보 누설, 불법 이용에 경종을 울린 상징적인 결과다"며 "KTF의 고객 개인정보 불법이용 고소ㆍ고발 사건 등 유사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안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