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세곡2지구와 강동구 강일3지구에 국민임대주택을 지으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물딱지'를 산 사람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물딱지'는 택지개발사업이나 도시개발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철거민에게 주어지는 공공택지 입주권으로 매매는 불법이지만 기획부동산 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곡2지구 등 개발제한구역 해제 예정 지구에 입주할수 있다는 기획부동산업자들의 말만 믿고 물딱지를 산 사람들이 많다.
기획부동산업자들은 해당 지역에 입주가 보장되지도 않는 상황인데도 '평당 800만원에 강남의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는 등의 광고를 내거나 텔레마케팅을 통해 불법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임대주택사업이 추진돼 온 강남권을 중심으로 철거가옥 입주권을 사고 파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현재 물딱지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 팀장은 "물딱지는 불법거래여서 미등기로 거래되는데 중개인들의 말만 믿고 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물딱지를 가지고 있으면 강남권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입주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도 "기획부동산업자들은 100명 혹은 200명 가량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물딱지 매매를 하고 있다"면서 "이런 기획부동산이 난립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물딱지를 샀다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곡2지구, 강일3지구 임대주택단지 사업을 추진했던 SH공사 관계자도 "세곡, 우면 등 인기지역은 통상 경쟁률이 5-6대 1에 이를 정도"라면서 "2003년 6월6일 이전 주택 및 토지 보유자는 한 차례에 한해 입주권을 팔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모두 불법 거래여서 피해를 봐도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SH공사 관계자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물딱지의 수가 어느 정도되는지 추산이 불가능하다"면서 "세곡2지구나 강일3지구 입주를 믿고 물딱지를 샀던 사람들도 다른 지구에 입주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