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中 FTA 최대한 늦춰야"

對中 수출 타깃, 가공무역서 내수로 전환을

세계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비교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미국경제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미 경제 동조화는 오히려 심화된 반면 한국의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부상한 중국경제와는 동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을 통한 미국으로의 가공무역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며 미국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또 세계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어 가장 확실한 대안은 각국과의 조속한 FTA 체결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는 것이지만 중국이 우리의 비교우위를 활용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FTA 체결은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지난 90년부터 외환위기 이전과 9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한ㆍ중ㆍ미 경제성장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와 미국간 상관관계는 외환위기 이후(0.4725)가 위기 이전(-0.5032)보다 커진 반면 한중 경제는 외환위기 전후 모두 마이너스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미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분기와 2분기 후 각각 0.4%포인트, 0.6%포인트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지만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증가해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고 기업들의 미국시장 진출도 더디게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한미간 경제 동조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중국을 통한 가공무역이 늘어나고 자본시장 개방으로 인한 금융시장 동조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중 수출 증가와 기업들의 활발한 중국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한국의 대중 투자나 수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가공무역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추정했다. 지난해 현재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자본재와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출의 92.5%를 차지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가공무역 형태로 미국 등 선진국에 재수출됐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와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와 중국 제품의 수출경합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과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한다면 중국은 우리나라를 통해 미국 등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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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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